서울 아파트 임대 시장에서 한때 월세에 밀려 '소멸론'까지 나왔던 전세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 새 아파트가 대거 입주를 시작한 데다, 집값 급등을 겪으면서 집값과 전세금의 차액만큼의 돈으로 집을 사들이는 갭투자가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이뤄진 전체 전·월세 계약 중 전세 계약이 차지하는 '전세 비중'은 72.1%로 집계됐다. 작년 5월(67.3%) 대비 4.8%포인트가 늘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작년 12월 70%를 돌파(70.2%)한 뒤 소폭 등락을 거치며 상승 중이다.

가장 큰 원인은 공급 증가다. 우선 새집 자체가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 주택 입주량은 19만7096가구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최대치였다.

여기에 정부가 작년 8·2 부동산 대책 등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한 것도 결과적으로는 전세 공급을 늘렸다. 담보인정비율(LTV)이 60%에서 40%로 낮아진 서울에서 은행 대출을 받아서 실제로 들어가 살려면 적어도 집값의 60%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금 비율)은 5월 기준 65.8%이다. 입주하지 않고 전세를 활용하는 '갭투자'를 하면 집값 35%만 내고도 집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