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에 상품수지 흑자 규모 축소…수입은 큰 폭 증가
중국인 관광객 늘어 여행수지 적자 개선…본원소득수지 사상 최대 적자
4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만년 적자를 보이는 서비스수지가 개선됐지만,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축소됐다. 또 기업들이 외국인 투자자에 지급하는 배당이 크게 확대돼 본원소득수지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4월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4월 한국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7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4월(36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축소됐다. 지난 2012년 3월 이후 74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흑자 규모는 2012년 4월(8780만달러) 이후 6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었다.

상품수지는 103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3월(98억8000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커졌지만, 지난해 4월(115억4000만달러)보다는 축소됐다.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수출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쳐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4월 수출 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7.0% 증가한 515억1000만달러였다. 세계 교역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시장도 호황을 보였지만, 선박 등 정보통신기기 수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수입은 12.5% 증가한 41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원유 도입 단가가 상승했고,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도 증가했다. 승용차 등 소비재 수입도 늘었다.

4월 서비스수지 적자 폭은 크게 축소됐다. 해외로 떠나는 출국자 수가 늘었지만 중국인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19억8000만달러 적자로, 적자 폭은 2017년 5월(16억3000만달러 적자) 이후 1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었다.

여행수지가 10억9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는데, 이는 2016년 11월(7억4600만달러 적자) 이후 최소 적자 폭이다. 4월 출국자 수는 223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3% 증가했고, 국내 입국자 수는 133만명으로 23.8% 늘었다. 특히 중국인 입국자 수는 60.9% 급증했다.

배당 지급이 확대되면서 본원소득수지는 역대 최대 적자 폭을 기록했다. 4월 본원소득수지는 58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 최대 적자를 기록했던 2017년 4월(49억20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 폭이 늘었다. 4월 한국 기업의 배당 지급 규모는 75억7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은은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됐고, 외국인의 주식투자가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