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분야에서 인터넷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구글은 5월부터 한국서 ‘구글 쇼핑’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인스타그램도 지난해 미국에서 출시한 쇼핑 기능을 국내에도 도입했다. 네이버의 주요 매출 상품인 ‘쇼핑 검색’에 세계 순위를 다투는 정보기술(IT) 업체가 강력한 경쟁자가 됐다.

구글 쇼핑 베타 홈페이지의 모습. 카테고리별 인기 상품이 나열돼 있지만 실제로 쇼핑 검색 결과로 이어지는 기능 등은 아직 없다.

4일 IT 업계에 따르면 해외 인터넷 플랫폼 업체들이 한국에서 쇼핑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준비 중이다.

쇼핑 기능은 인터넷 사용자의 사용 빈도가 높다. 네이버도 검색에서 30%가 쇼핑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쇼핑 기능을 강화하게 되면 사용자 수와 사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은 물론 광고주나 기업 회원을 위한 광고 상품으로의 연계도 가능해 매출 확대까지 이뤄질 수 있다.

지난달 25일 구글은 비공개로 협력사와 고객사를 대상으로 ‘구글 쇼핑 광고’와 관련한 세션을 마련했다. 구글 코리아 관계자는 “구글은 아주 제한적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쇼핑 광고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구글 쇼핑 베타테스트 페이지까지 마련해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테스트 중이다.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을 통한 쇼핑 기능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은 사진에 제품 정보를 태그하고 구매 가능한 사이트를 연결해주는 쇼핑 기능을 한국에도 선보였다. 지난해 미국에서 출시한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이미 7개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사진에 제품 정보를 태그하고 구매 페이지까지 연결해주는 기능을 무료로 제공한다.

구글은 특히 검색 결과에서 제품 항목별 인기 제품을 선별해 보여주거나 가격 순으로 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NAVER(035420))의 쇼핑 검색과 기능이 같다. 사용자 점유율 측면에서 네이버가 압도적이지만 최근 모바일에서는 구글이 ‘유튜브’를 통해 사용시간을 앞서 나가고 있다. 그만큼 위협적인 경쟁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또 구글은 올해 중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 홈’과 ‘구글 홈 미니’를 국내에 정식 출시할 전망이다. 미국 등 구글 홈이 정식 출시된 국가에서는 대부분 스피커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거나 검색할 수 있는 구글 쇼핑 기능이 탑재돼 있다. 국내에서 스피커를 정식 출시하고 구글 쇼핑 서비스 역시 정식으로 시작하게 되면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이미 AI 스피커 웨이브와 라인프렌즈, 라인프렌즈에 쇼핑 기능을 탑재했다. 네이버 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이 쇼핑 기능은 식품, 생활용품과 음식 배달 주문이 가능하다. 앞으로 상품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네이버의 프렌즈, 카카오의 카카오 미니, 구글의 구글 홈. AI 스피커 분야에서 중요한 쇼핑 기능 역시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카카오(035720)역시 AI 스피커 카카오 미니에 쇼핑 기능을 담을 계획이다. 카카오는 또 카카오톡에 이미 쇼핑, 배달하기 등과 같은 서비스를 정식으로 운영 중이거나 베타테스트 중이다. 구글은 물론 인스타그램 역시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최근 인스타그램은 한국 월 사용자 10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

쇼핑 분야에서 인터넷 플랫폼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국내 인터넷 쇼핑 업체들은 플랫폼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네이버 검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업체들이 의존 채널을 확대해야 할 상황이다.

인터넷 쇼핑 한 관계자는 “네이버 일변도인 쇼핑 검색 기능 채널이 다양화되는 측면에서 기대해 볼만 하지만 결과적으로 인터넷 플랫폼 업체에 대한 의존도만 높아지고 지출 확대로만 이어질 경우 경쟁이 버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플랫폼 업체의 최종 사업 모델 종착지 중 하나가 바로 ‘인터넷 쇼핑’ 즉, 이커머스 모델”이라며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 자체가 사용자들의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크고 수익화를 실현하는데 가장 좋은 분야이기 때문에 모든 입체가 도입하고 경쟁은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