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큘러스 고’는 현재까지 출시된 가상현실(VR) 헤드셋 중 최초의 완전 독립형 제품이다. 컴퓨터, 콘솔 연결이나 스마트폰 탑재가 필요없다. 기대 이상으로 화질, 음향, 무게, 착용감, 조작 성능이 좋은 편이었다.

최초의 완전 독립형 VR 헤드셋 ‘오큘러스 고’.

31일 페이스북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K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한 ‘페이스북 커뮤니티 커넥트’ 행사에서 ‘오큘러스 고’ 체험존을 마련했다. 직접 사용해본 결과 스마트폰을 장착하거나 컴퓨터에 연결해 사용하는 기기에 견줄만한 그래픽 사양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은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San Jose)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F8 2018’을 통해 ‘오큘러스 고’를 첫 공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F8을 통해 VR과 증강현실(AR) 기기가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발표에 따라 개발해온 제품으로 완전 독립형을 가장 먼저 완성했다.

한국에서도 오큘러스 공식 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으며 32GB 용량이 23만8000원, 64GB 용량이 29만8000원으로 주문시 일주일내로 상품을 받아 볼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아직 없다.

실제로 착용해 1개의 게임(코스터 컴뱃), 2개의 영상(스페이스 익스플로러, 페이스 더 피어)을 실행시켜봤다. 삼성 기어VR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공개한 에이서 VR헤드셋 에 비해서 손색없는 화질을 보여줬다. 별도 기기가 없어 화질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빗나갔다.

오큘러스 고를 착용해 사용하는 모습.

별도 기기와 연결해야 하는 고사양 게임 실행에 다소 제한이 있겠지만 가볍게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코스터 컴뱃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총을 쏘는 경험을 제공하는데 게임의 끊김이 없고 생생한 롤러 코스터 경험을 제공한다.

탑재된 내장 스피커 역시 음질은 좋은 편이다. 평소 뱅앤올룹슨 A8 이어폰, 소니 MDR-1000X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쓰는 기자에게도 큰 거부감은 없었다. 다만 이어폰이나 헤드폰 형태가 아니어서 차음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아쉽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잭을 통해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데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 헤드폰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블루투스 헤드셋이나 이어폰은 연결 안되는 점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큘러스는 정확한 무게를 공개하진 않았는데 무게에 따른 거부감은 크지 않았다. 다만 일부 여성 사용자는 무게감이 있어 한손으로 받치고 사용했다는 반응이 있었다. 착용감 측면에서는 거부감이 없었다. 기자는 비교적 렌즈 면적(한쪽당 약 2x3㎝)이 큰 안경을 썼는데도 불편함은 없었다.

조종기는 엄지로 조종하는 버튼 3개와 검지로 누르는 버튼이 전면에 1개로 총 4개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어 가볍고 편리하다.

다만 안경을 쓰면 기기의 코받침 부위가 멀어져 틈이 생겨 몰입감에 방해될 수 있다. 안경이 불편한 사용자를 위해 오큘러스에서는 별도 렌즈를 판매해 안경을 쓴 사용자가 안경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용은 별도다.

4개 버튼으로 이뤄진 조종기(컨트롤러)는 엄지와 검지만으로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다만 향후 게임이 다양하게 출시 될 경우 컨트롤러 추가가 가능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어서 불펴함이 없다. 영상 재생 구간 변경을 컨트롤러가 아닌 시선 변경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VR 기기 특징인 어지러움은 사용자 별로 반응이 달랐다. 기자가 약 20분간 사용했을 때 어지러움은 없었다. 화질 선명도가 아주 높진 않지만 어지러움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다. 일부 사용자는 15분에서 20분 가량 사용해보고 어지러움이 조금 있다는 반응도 현장에서 나왔다.

밴드는 천소재를 활용하고 피부가 닿는 부위에는 부드러운 소재를 활용해 무게는 줄이고 착용감은 부담없게 만든 것도 특징이다.

결과적으로 오큘러스의 기존 제품인 리프트의 기능을 뛰어넘을 제품으로 봐도 무방하다. 무엇보다 완전 독립형 VR 헤드셋을 20만원대 가격에 선보였다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앞으로 가능성은 오큘러스 플랫폼에서 소니나 MS가 제공할 수 있는 질 높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느냐 여부다. 현재 1000개 이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나 인기를 끌 대표작을 더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다. 넷플릭스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