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달러 이상 TV 시장서 점유율 43%로 1위 탈환
삼성·IHS마킷 분쟁 이후 방식 변경…LG·소니 '부글부글'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세계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40%가 넘는 점유율로 1위를 탈환했다. 이전 분기인 2017년 4분기보다 무려 4배 이상 점유율이 급증했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의 시장조사 방법이 올 들어 변경되면서 삼성전자에게 더 유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29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2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43.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위는 25.8%를 기록한 소니, 3위는 20.9%를 차지한 LG전자가 차지했다. 불과 이전 분기까지만 해도 소니는 41.8%의 점유율로 1위를, LG전자는 34.6%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었다.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는 1분기에 이처럼 급격한 점유율 변화가 나타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IHS마킷은 올해 1분기부터 TV 시장조사 방식이 변경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특히 기존에 LCD TV 분류에 묶여 따로 분류하지 않았던 QLED TV 제품군을 별도로 집계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IHS마킷은 시장조사 방법을 바꾼 이유에 대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리서치 방법론을 개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좀 더 정확한 지역별 브랜드 매출 점유율, 평균판매가격(ASP)을 제시하고 전체 매출의 전체적 정확도 향상, 지역별 수요에 대한 가격적 분석 요소 분석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IHS마킷과 삼성전자와의 갈등이 시장조사 방식 변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과 IHS마킷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조사 결과를 두고 충돌했다. IHS마킷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2500달러(267만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8.5%의 점유율을 기록해 소니(36.9%)·LG전자(33.2%)에 이어 3위에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삼성전자는 이 자료의 공신력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IHS마킷 조사에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제품인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가 IHS마킷의 집계에서는 저렴한 제품군에 포함되면서 고가 TV 시장 점유율이 낮게 책정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IHS마킷은 자사의 조사 방식이 오히려 시장 환경에 적합하다는 대응했다. 구체적인 노하우를 밝힐 수는 없지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점유율 분석을 위해 정교한 가중치 모델을 써서 가장 정확한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은 이에 대응해 IHS마킷과의 계약을 끊는 등 강수를 두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올해 삼성전자, IHS마킷의 계약이 삼성 측의 통보로 인해 종료했다가 다시 협의를 거쳐 재개하는 과정에서 기존 IHS마킷의 시장조사 방식을 보정하는 부분에 대해 논의했을 것"이라며 "다만 이 과정에서 LG전자, 소니 등 경쟁업체의 점유율이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나 논쟁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