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 국민경제자문위원회 부의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를 놓고 ‘경기 논쟁’을 벌인지는 조금 됐지만(지난 15~17일), 늦었더라도 경기선행지수와 관련해 한번 다뤄보고자 한다.

경기 논쟁은 여의도에서도 화두였다. 두 고위 인사가 부딪히자 여의도 증권가도 김광두 부의장파(비관론자)와 김동연 부총리파(긍정론자)로 나뉘어 설전에 가담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논쟁과 관련해 여의도권 이코노미스트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OECD 경기선행지수가 과거처럼 정확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10년 전후만 해도 OECD 경기선행지수가 한국 수출의 변화 방향을 기가 막히게 예측했다”면서 “다양한 기관이 만드는 경기선행지수 중 OECD 경기선행지수가 가장 잘 맞는 지표로 각광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안 맞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2014년이다. 2014년은 유가 급락으로 개발도상국 수출이 급감했던 때인데,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이때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2016년에야 꺾였다. 반대로 수출은 2016년부터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홍 이코노미스트는 이때부터 안 맞게 된 이유를 외국인 관광객에서 찾았다. 급증한 유커로 인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외부충격’이 발생해 지표가 안 맞게 됐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 안기태 이코노미스트도 이를 거들었다. 그는 리포트를 통해 “경기선행지수에 포함되는 반도체 수출 출하 증가율이 실제 수출물량 증가율보다 낮다”면서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일단 현재까지는 기재부에 힘이 실리고 있다. 25일 SK하이닉스는 실적 호조 기대감에 한때 9만7700원까지 급등했다. 이는 2001년 이래 최고가(감자 등을 반영한 수정주가 기준)다. 북미회담 취소의 충격을 반도체(그리고 수급이 몰린 바이오)가 막아낸 것이다.

24일 한국은행도 기재부의 손을 들어줬다. 금통위는 “국내경기는 설비투자가 다소 둔화됐으나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또 “세계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기호조를 감안할 때 향후 수출경기도 양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안심하고 있을 상황인 것만은 아니다. OECD 경기선행지수만 놓고 보면 위기 국면이 맞다. 기재부는 무조건 괜찮다고 하기보다 이유를 파악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주열 총재 또한 기자간담회에서는 “일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대내외 경제여건에 있어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우려 요인을 지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