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중국의 수출액이 10% 줄면 한국의 GDP 성장률이 0.9%포인트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한국이 3번째로 많은 경제적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의 무역흑자 규모를 줄이라는 압박에 따라 총수출액을 10% 줄일 경우 아시아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평균 1.1%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국가별로는 대만의 GDP 성장률이 1.9%포인트 떨어져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말레이시아는 1.3%포인트, 한국은 0.9%포인트 각각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밖에 싱가포르(-0.7%포인트)와 태국(-0.6%포인트), 홍콩(-0.6%포인트), 베트남 (-0.5%포인트), 일본(-0.2%포인트) 등의 GDP 성장률도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과 말레이시아, 한국이 특히 많은 피해를 입는 것은 이들 국가의 중국 수출액 중 부품(반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는 게 BI의 설명이다. 중국에서 생산한 완제품 수출이 줄어들면 중국에 부품을 주로 수출하는 국가들의 타격이 커 GDP 감소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BI는 “중국이 소비자 가전 수출을 줄이면 주요 부품 공급국인 한국과 대만 등에 미치는 여파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반면 중국은 수출 의존도를 계속 줄이고 있고, 부품 조달을 아시아 전역에서 받고 있어 특정 국가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은 GDP 성장률이 0.3%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이 내수용 수입을 줄일 경우에도 아시아 국가 GDP 성장률에 상당한 피해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총수입액이 10% 감소하면 대만 GDP 성장률은 3%포인트 떨어져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추정됐다. 말레이시아의 GDP 성장률은 2.1%포인트, 홍콩은 1.8%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경우도 GDP 성장률이 1.6%포인트 하락해 피해 규모가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네번째로 클 것으로 추정됐다.

BI는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소강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이 무역 흑자를 축소하기로 미국과 약속했고, 보호무역주의 기세도 여전히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의 수출 감소는 아시아 국가들의 전체적인 공급망에 충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