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 호조가 이어지고, 해외 플랜트 사업 손실이 점차 줄면서 1분기 비상장 건설회사들의 수익도 대체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주요 상장 건설사의 1분기 실적도 작년보다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는 올해 말까지 이런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1분기 사업보고서를 낸 비상장 건설회사들을 보면 롯데건설과 SK건설의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1분기에는 롯데건설의 성장세가 특히 눈에 띄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9% 증가한 1조3241억원의 매출을, 17.8% 증가한 1157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역대 1분기 기준 최고 기록으로, 영업이익률이 8.7%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은 10대 건설사 중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국내 주택사업에서 선전한 것이 설적에 반영됐다”면서 “이미 수주한 현장이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의 좋은 입지에 있어 앞으로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SK건설의 실적도 확연히 개선됐다. SK건설은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 증가한 5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한 1조5068억원이다.

SK건설 관계자는 “해외 플랜트 현장에서 원가율이 잘 관리됐고, 아파트 건설 등 수익성이 좋은 건축 매출 비중이 늘어난 덕분”이라면서 “앞으로 수익성이 좋은 해외 개발형 사업 비중이 커지면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건설은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이번 실적 개선이 그동안 국내 건설업계의 발목을 잡은 해외 리스크가 어느 정도 완화되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지만, 역대 최고의 1분기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9% 줄어든 1조2559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2.2% 감소한 1050억원이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8.4%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중앙아시아에서 진행하는 가스화 처리시설 공사 등이 막바지에 들어가 외형이 다소 작아졌지만, 하반기 수주와 매출이 동시에 일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장도 있어 올해 경영목표 달성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액 6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5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건설도 수익성이 나아졌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7405억원, 영업이익은 3.8% 증가한 462억원이다. 특히 지난해 분기 적자까지 몰릴 만큼 발목을 잡은 해외 손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점에 의미를 둘 만하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해외 손실을 모두 반영하고 정상화 단계에 올라섰다”면서 올해 3조5000억원의 매출과 338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의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포스코건설은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0% 줄어든 7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3% 줄어든 1조5208억원이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대형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며 매출이 줄어든 데다, 지난해 1분기에 환율 효과로 영업이익이 너무 좋게 나왔던 영향으로 영업이익 줄어든 영향도 있다”면서 “6월에 대형 프로젝트인 삼척화력발전소를 착공하면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작년 1분기에 환율 효과로 400억원의 추가 이익을 봤다고 추산했다.

한편 앞서 경영 실적을 발표한 상장 건설사들도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보고했다. GS건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0.7% 증가한 것을 비롯해 대림산업도 333.0%의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물산(73.6%)과 삼성엔지니어링(71.4%), 현대산업개발(10.3%)도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해외 부문에서 고전하는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의 경우 영업이익이 17.7%와 10.5% 줄며 다소 부진했지만, 영업이익률은 6%대를 기록하며 등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