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분산 저장하는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이 금융시스템의 불균형을 해결할 열쇠라는 의견이 나왔다.

17일 조선일보가 주최한 '제9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사회경제'라는 주제의 세션이 열렸다. 참석자들은 "블록체인이 금융안정과 불균형 해소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금융권에서 소외됐던 이들에게 참여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왼쪽부터 제이슨 수(대만 국회의원), 존 새비지(브라운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카넬리아 마이어(MRL 코퍼레이션 회장), 아미르 도살(글로벌 파트너십 포럼 회장), 벤 배너리(스위스 임팩트 인베스트먼트 연합 공동 창립자)

아미르 도살 글로벌 파트너십 포럼 회장은 "많은 이주노동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이 높은 이자의 대출을 받고, 비싼 수수료를 내며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지불수단이 도입되면서 7~15%에 이르는 수수료를 내지 않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도살 회장은 이어 "난민 관리에서 오는 어려움도 블록체인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 "비밀과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이다"고 했다.

벤 배너리 스위스 임팩트 인베스트먼트 공동창립자는 "금융시스템을 보면 세계 금융이 3%의 소수에게 집중돼 있다"면서 "평등을 이뤄내야 번영을 만들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금융의 포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너리 창립자는 "블록체인을 통해 작은 국가들에 세계 금융에 접근성을 제공한다면 지역 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블록체인의 위험성에 대한 견해도 나눴다. 존 새비지 브라운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블록체인은 기술 진행이 너무 빠르고, 욕망이 뒤섞여 있는 상태"라며 "업계가 한 데 모여 자율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살 회장은 "암호화폐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는 상황"이라며 "업계가 먼저 나서서 자율규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했다. 수 국회의원은 "규제 담당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기술의 진화와 함께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배너리 창립자는 "지나치게 규제는 위험하다"며 "금융권이나 의료 쪽같은 경우는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는 분야기 때문에 규제 적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