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커피 생산공장, 주 7일→주 6일만 가동
정부 근로기준법 개정...우유공장은 추가인력 고용

분유업계 1위 남양유업(003920)이 주(週) 6일 생산체제에 돌입한다. 오는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의무화되는 데 따른 것이다. 남양유업의 생산공장은 현재 주 7일 가동되고 있는데, 앞으로 일주일 중 하루는 공장 문을 닫는다.

남양유업 나주공장 전경.

남양유업은 주 6일 생산체제 도입과 생산설비 투자, 자동화 확대, 추가 고용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이에따라 7월 1일부터 우유공장을 제외한 분유·커피공장 등에서 일하는 생산직 직원들은 주 6일 체제로 교대근무를 하게 된다.

매일 집유(集乳)가 진행되는 우유공장은 가동을 멈출 수 없어 추가 인력을 도입한다. 이외에 주 6일 가동으로 생산이 가능한 공장은 가동일수를 줄인다.

남양유업 고위관계자는 “예전에는 생산직 직원들이 일주일 내내 근무를 했다면 이제는 일주일에 52시간 이내로 일하고 하루 이틀은 쉬게 되는 것”이라며 “정부 방침에 따라 노동자 개인의 복지가 좋아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주 6일 생산체제가 도입되면 남양유업의 공장 가동률은 60%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1분기(1~3월) 기준 남양유업의 분유·우유·발효유 생산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66.44%다. 2016년, 2017년에도 평균 66.7% 수준의 가동률을 보였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공장 가동시간은 1만1681시간이다. 앞으로는 연간 공장가동시간이 1만900시간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가동일수가 줄어 생산량이 감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설비·창고 투자를 통해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생산설비를 추가해 하루 1만개 생산을 1만2000개로 늘리고 창고에 보관해 생산량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추가 인력의 임금 부담과 대규모의 설비·창고 투자 비용은 기업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는 생산직 근로자가 많아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 교대근무 체계를 손보거나 추가 인력을 고용할 수 밖에 없다. 남양유업은 전체 2360명의 직원 중 생산직 직원이 1210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경쟁사인 매일유업(267980)도 교대근무 제도 변경을 검토 중이다. 매일유업 측은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를 도입하기 위해 교대근무 제도에 변동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검토 중”이라며 “제품 생산 계획을 정교화해 7월 근무시간 변화 이후에도 차질 없이 생산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식품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대상(001680)그룹은 같은 달 유연근무제를 시작했다. 오전 8시 30분에 출근해 오후 5시 30분에 퇴근하는 기본 근무시간(휴식시간 1시간 포함 9시간 기준)을 기준으로 개인 상황과 업무 특성에 따라 ‘8 to 5’, ‘10 to 7’ 등을 선택해 출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빙그레(005180)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추가 인력 고용을 논의 중이다. 전체 인원 1600명 중 생산직 인원이 600~700명인 빙그레는 오는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를 맞추려면 10% 내외의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푸드(031440)는 이달 1일부터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8시·9시·10시 중 원하는 시간대를 택해 출근하고 8시간 근무 후 퇴근하도록 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무직군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 정착을 위해 퇴근 시간이 지나면 PC가 꺼지는 ‘셧다운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출퇴근 시 찍는 ID카드(신분증)로 근무 시간을 집계하기보다는 셧다운제 등 회사 시스템 차원에서 근무 시간을 관리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