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인수전의 최종 결론이 이르면 올해 3분기에 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의 예비타당성 검토를 거쳐 3분기 안에 최종 인수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한국과 영국 정부는 현재 원전 사업의 수익성과 리스크를 확인할 방안을 협의 중이다”며 “협의가 끝나면 예비타당성 검토를 거친 후 오는 3분기에는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자인 뉴젠 지분 인수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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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은 작년 12월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자인 뉴젠의 일본 도시바사 지분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한전이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을 따낼 경우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이후 8년 만에 원전 수출에 성공하는 것이다.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은 일본 도시바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원전 개발사 뉴젠이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에 2025년까지 3.8GW(기가와트) 용량 원전 3기를 짓는 프로젝트다. 사업비가 약 2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미국 원전 사업에서 약 7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도시바는 원전 사업 부문을 정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뉴젠 지분 매각을 추진해 왔다. 해외 원전 진출을 통해 차세대 원전 먹거리를 찾으려는 한국과 중국이 그동안 치열하게 인수 경쟁을 벌여왔다.

산업부는 영국 원전의 운영 관련 리스크를 두고 영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UAE원전 사업은 EPC(설계·자재조달·건설) 방식이기 때문에 발전소를 완공하면 일단락된다. 반면 무어사이드 원전은 IPP(발전사업) 방식이어서 한전이 발전소 건설은 물론 전력 생산과 판매도 맡는다. 사업자가 건설비용을 투입해 완공하더라도 전기를 제값에 팔아야만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 수조원의 건설비용을 지불하고도 전기를 제대로 팔지 못하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리스크가 크다면 한국 정부는 뉴젠 지분을 인수하지 않을 것이다”며 “영국 정부와 협의를 통해 수익성이 나는 구조를 만든 뒤 지분 인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형 원전(APR1400)의 해외 수출을 위해 정상·장관급 협의체 가동은 물론 수출 유관 기관과 업체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막바지 수주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사우디 원전 수주를 위한 노력도 계속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우디 원전의 경우 한국을 비롯한 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 등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우디는 이르면 이달 안에 2~3개국의 1차 후보군(쇼트리스트)을 발표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우디 원전 쇼트리스트에 들기 위해 정부는 장관급이 나서 수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경쟁 국가인 미국이나 UAE와 공동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실적은 2016년 1분기 276.7㎿(메가와트)에서 작년 1분기 469.2㎿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1185.8㎿로 증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보급 목표인 1.7GW(기가와트)의 약 70%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에너지원 별로는 바이오(638.5㎿), 태양광(429.1㎿), 풍력(69.1㎿), 폐기물(33.2㎿) 순이었다.

산업부는 또 경부하 요금제를 개편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용 경부하 요금의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며 “액화천연가스(LNG)가 환경친화적 연료인데 정부가 개입해 시장을 왜곡했다는 지적이 나와 관련 개편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에너지) 세제 개편 방향을 정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