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금융 거래, 모바일 쇼핑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모바일 디바이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디바이드(mobile divide)'란 모바일 서비스 활용도에 따라 습득하는 정보량의 격차가 커지고, 이런 차이가 사회적·경제적 간극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는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을 이용하는 반면, 고령층 등은 더 많은 돈을 내고도 한정된 금융 서비스를 쓰는 데 머무르고 있다.

60대 모바일뱅킹 이용률 20대의 1/13

온라인 쇼핑, 인터넷 뱅킹의 주요 수단은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역전됐다. 지난해의 경우 인터넷뱅킹을 할 때 컴퓨터를 이용한다는 응답은 55.6%,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는 비율은 90.5%였다. 작년 온라인쇼핑 거래액 80조원 중 61.2%가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모바일쇼핑 거래액이었다.

모바일 중심으로 거래 환경이 변하고 있음에도, 세대 간 격차는 여전하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9~11월 전국 성인 2511명을 조사한 결과 "최근 6개월간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50대 셋 중 둘이 "없다"고 답했다. 60대 이상은 이 비율이 20명 중 19명에 달했다. 반면 20~30대의 경우 70% 이상이 지난 6개월 내에 모바일뱅킹을 이용했다고 했다. 또 20~30대의 절반가량은 최근 6개월간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스마트폰 등으로 물건 대금을 결제했다고 답했지만, 50대와 60대에서 해당 응답 비율은 각각 8.5%, 2.1%에 불과했다.

60대 이상 5명 중 4명은 보안설정 안 해

장년층이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쓰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복잡한 구매절차'를 꼽았다. 공인인증서 설치 등 여러 절차가 허들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60대 이상은 '인터넷 사용 미숙', 50대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을 각각 모바일 금융을 꺼리는 이유로 꼽았다. 단, 장년층의 경우 보안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등에 잠금 패턴, 지문인식 등 보안설정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60대 이상의 83.8%, 50대의 51.4%가 "보안설정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은행은 "고령층은 거래은행 권유 같은 수동적인 계기로 모바일 금융을 시작하는데, 이후 이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금융 격차로 이어지는 모바일 디바이드

모바일 디바이드는 금융 비용의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모바일 금융은 간편함뿐 아니라 지점 운영 비용을 아껴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금융에만 익숙한 세대는 여전히 이전 수준의 비용을 부담해 모바일 금융 이용자보다 이자 수익 등을 제대로 챙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인터넷뱅크인 케이뱅크에 접속해 연 2.4%를 주는 1년짜리 정기예금에 3000만원(통계청 조사 결과 예금을 하는 사람의 평균 예금액)을 예치할 경우 72만원을 이자로 받는다. 하지만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를 1% 중반만 주는 은행지점을 찾아가 가입하면 이자 수입이 30만원 정도 줄어든다. 또 모바일 환전,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을 활용하지 못하고, 은행 창구나 설계사에 의존하면 수수료·보험료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또 은행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지점을 계속 줄이는 만큼, 오프라인 금융 사용자의 불편은 더 커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권의 영업점포는 전년(7103개) 대비 312개 줄어든 6791개였다. 한국은행은 "모바일 금융에서 소외될 수 있는 취약계층을 위해 이용절차 간소화, 사용방법 안내자료 제공, 전담 상담원 운용 등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