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일 한국가스공사 사장

한국가스공사(036460)가 수소자동차 상용화에 필요한 수소 생산, 충전, 유통을 포함한 관련 인프라 확충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정승일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25일 가스공사 평택기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간담회에서 "전국에 있는 가스 배관과 연결된 공급관리소를 수소차 충전 인프라 부지로 활용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수소의 유통과 저장은 충전 인프라를 반드시 건설해야 하는데 가스공사는 전국에 400여곳의 공급관리소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 사장은 간담회에 앞서 정부기관과 현대자동차, SK가스(018670)등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수소충전소 설치·운영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협약(MOU)'을 체결했다. SPC는 2022년까지 수소차 1만5000대를 보급하고 최대 310기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겠다는 정부 계획을 주도할 예정이다. SPC는 5월 중 용역범위, 수행기관을 선정하고 7월 사업모델을 확정한 뒤 SPC 참여 기업을 모집해 11월 출범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수소 제조방법에는 천연가스를 연료로하는 방법과 물을 분해하는 방법이 있다"며 "현재는 천연가스를 통해 만드는 것이 가장 경제성이 높아 수소 제조 공급측면에서 가스공사의 역할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소 제조공급에 참여하게 된다면 더 나아가 수소의 거래와 유통관리를 가스공사가 책임지고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석유공사가 석유제품의 가격정보, 공급량정보 등 거래정보를 관리하듯 수소 생산량과 공급, 유통 모든 단계에서의 정보를 가스공사가 단일망으로 관리할 수 있다. 수소경제와 관련된 기술개발과제를 발굴하는 것도 가스공사가 참여할 수 있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전환 정책에서 가스공사의 역할이 중요한만큼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에도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20%까지 높아지고 석탄, 원자력 등 기저발전의 비중이 줄어들면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브릿지 연료'로서 LNG(액화천연가스)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며 "천연가스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게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13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따라 2031년까지 천연가스 수요가 10% 정도 증가할 것"이라며 "수요 증가에 충분히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비하는 과정에서 이상한파 등 기상조건에 따른 수요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가스공사는 공기업으로서 값싸고 안전한 천연가스를 전 국민에게 공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카타르(30.8%)와 오만(11.3%)으로부터 도입되는 물량이 40%가 넘는데 2024년 이 국가들과의 장기계약이 종료돼 2025년부터는 새로운 도입물량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스 도입전략을 세우면서 가격경쟁력, 수요 변동성 증가에 따른 유연성 확보, 일정 지역에 국한된 가스계약의 다각화와 다변화 등 3가지 요소를 고려하겠다"며 "정부의 신북방, 남방정책 통상정책 기조와 가스 도입전략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도입국의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리적 위치, 도입계약의 다변화, 가스열량 관리 측면에서 다변화와 다각화를 추구하겠다"고 했다.

그는 남북관계 개선이 어떤 사업기회를 줄 지에 대해서는 "남북 간에 비핵화를 포함해 평화와 화해, 공존, 협력 분위기가 조성되면 당연히 여러 가지 경협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가스공사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부족하지 않게 최선을 다해 추진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다만 남북관계 문제는 아직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고 향후 진행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해 현 단계에서 가스공사가 이런저런 사업을 기획하는 것은 섣부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