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약 4조원을 투입해 서울 강서구 마곡에 조성한 융복합 연구단지 ‘LG사이언스파크’가 20일 문을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LG사이언스파크는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약 5만3000평) 부지에 연면적(건물 각 층 바닥면적의 합계) 111만㎡(약 33만7000평) 규모로 조성됐다. 건물은 총 20개로 국내 최대 규모다. 연면적은 여의도 전체 면적의 3분의 1이 넘는다.

LG사이언스파크에는 LG전자(066570), LG디스플레이(034220), LG이노텍(011070), LG화학(051910),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051900), LG유플러스(032640), LG CNS 등 8개 계열사의 연구인력 1만7000여명이 집결하게 된다. 2020년까지는 2만2000여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LG사이언스파크 전경. 국내 최대 규모의 연구단지다.

LG는 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 화학 분야 연구와 함께 ▲OLED ▲자동차부품 ▲에너지 등 성장사업 ▲로봇 ▲자율주행 ▲인공지능 ▲5G ▲차세대 소재·부품 ▲물·공기·바이오 등 미래사업 분야의 융복합 연구도 진행한다.

LG사이언스파크에는 대규모 3D 프린터실, 물성분석장비 등을 갖춘 공동실험센터가 있다. 소속회사와 상관없이 융복합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통합지원센터도 있다. LG는 소속회사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동 세미나, 테마별 연구 동아리도 운영한다.

LG는 사이언스파크를 개방형 연구개발(R&D) 생태계의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 등을 위한 개방형 연구공간과 글로벌 기업,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 공간인 ‘조인트랩(Joint Lab)’도 갖췄다. 조인트랩에는 LG전자와 차세대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인터넷에 연결된 첨단 자동차) 솔루션을 공동 연구하는 퀄컴이 입주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절감형 연구단지로 운영된다. LG 관계자는 “기존에 계열사별로 연구소를 운영하는데 소요됐던 에너지와 비교하면 약 38%를 아낄 수 있다. 금액으로는 연간 210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개 연구동 중 18개 동의 옥상과 산책로에는 LG전자의 태양광 모듈 8300개가 설치돼 전기를 생산한다. 또 약 400가구의 하루 전력량인 4㎿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를 설치해 전력 소모가 집중되는 시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단지 안에는 25기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향후 자율주행 기술, 개인 이동기기 등 미래 신기술도 이 곳에서 실험할 수 있도록 했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이날 개막 행사에서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자산은 결국 사람과 기술이며,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 기업이 영속하는 근본적인 해법도 인재를 키우고 R&D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LG사이언스파크는 이러한 LG의 믿음을 실현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