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회장이 18일 이사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직원들에게 보낸 ‘CEO LETTER(경영자 서신)’를 통해 “(포스코는)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고 한 단계 높은 도약을 위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서 있다”며 “지난 몇 년간 구조조정의 긴 터널을 통과해 왔다. 이제 미래 도약에 필요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밑돌이 깔렸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또 “이사회를 중심으로 후임 회장을 선임하는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며, 후임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주어진 책무를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권오준(가운데) 포스코 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권 회장은 작년 3월 연임에 성공해 2020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았지만,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돌연 사퇴했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외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권 회장은 19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런 것은 없었다”며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아래는 권 회장의 서신 전문이다.

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지난 4월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50년간의 자랑스런 역사를 되돌아 보며, 100년 포스코의 미션과 비전의 달성을 위한 힘찬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이제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고 한 단계 높은 도약을 위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서 있습니다.

저는 오늘 오전에 열린 이사회에서 포스코 회장직을 사임하고자 하는 뜻을 밝히면서, 보다 젊고 도전적인 CEO가 포스코의 100년을 향한 여정에 앞장서 주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이제 이사회를 중심으로 후임 회장을 선임하는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며, 저도 후임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주어진 책무를 다하고자 합니다.

지난 몇 년간 포스코는 구조조정의 긴 터널을 통과해 왔습니다. 이제 본원적인 경쟁력이 회복되었으며, 미래 도약에 필요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밑돌이 깔렸습니다. 여러분들의 열정적인 노력과 단합된 마음이 있었기에 이런 성과가 가능했습니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이라는 우리 포스코의 정신은 지난 50년간 회사와 함께 해 왔고, 앞으로도 함께 할 것입니다. 위대한 포스코를 향한 100년의 여정에 여러분들의 창의를 모아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이 길에 함께할 국민들의 한결같은 지지와 성원은 여러분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포스코는 지난 32년간 제게 삶의 이유이자 비전이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더 할 나위 없는 축복이었습니다. 비록 몸은 비켜나 있겠지만 마음은 영원히 여러분과 함께 하며 포스코의 빛나는 미래 창조를 지켜 보며 응원을 보낼 것입니다.

100년 포스코의 여정에 항상 행운과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