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러시아 통화 절하 용납할 수 없어”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하루 만에 하락했다.(원화 강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국이 통화 절하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0원 내린 106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3.5원 내린 1070.5원에 출발했지만, 장중 하락폭이 커졌고 다시 1060원대로 떨어졌다.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면서 확보된 달러 당 1070원대 환율이 하루 만에 무너졌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1050~1060원대에서 움직이면서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졌다. 미국 행정부가 이달 한국 정부에 외환시장 개입 정보 공개를 압박하면서 외환 당국의 개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 재무부가 환율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인 16일에는 이달들어 처음 1070원대로 상승했다. 한국이 ‘환율 조작국’ 지정을 피하면서 원화 강세에 대한 일방적인 기대감이 희석됐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미국은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 중국과 러시아는 통화 절하 게임을 하고 있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에 대한 환율 절상 압박과 달러 약세 유도 발언을 내놓으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은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 중국과 러시아는 통화 절하 게임을 하고 있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달러가 강세 압력을 받는 사이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국은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유도해 미국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투였다. 이에 따라 달러는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가 발표됐지만 시리아 공습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이 이어지고 반면 미중 무역 분쟁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대내외 경제 상황에 따라 원화 강세 압력이 커지면 원·달러 환율이 1060원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