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노원구에 사는 안모(51)씨는 최근 소변이 잘 나오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가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았다.

50대 이상의 남성 절반 이상이 경험하게 된다는 ‘전립선비대증’은 생식기관인 전립선에 덩어리(결절)가 형성돼 커지는 질병을 말한다. 전립선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면 요도가 좁아져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 방광 기능도 약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89만4908명이던 전립선비대증 환자 수는 2016년 112만8989명으로 최근 5년간 26% 증가했다.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은 안씨는 “전립선비대증과 같은 전립선 질환을 방치하면 ‘전립선 암’으로 발전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유지형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은 나이가 들면서 호르몬 균형의 변화와 그에 따른 신경계 변화로 발생하는 질병으로 전립선암과는 다르다”며 “ 단순히 전립선이 크다고 전립선암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전립선암의 증상이 전립선비대증의 증상과 다르지 않고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유지형 교수는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이 같이 존재하는 경우도 많아 50세 이상의 남성이라면 1년에 한 번 정도 전립선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고대구로병원 제공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기관으로 방광 아래쪽에 붙어 있으며, 방광에서 내려가는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기관으로, 정자의 운동성과 수정 능력에 관여한다.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의 크기가 점점 증가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전립선비대증이 발생할 수도 있고, 그 외에 전립선염, 전립선암 등도 발생할 수 있다.

문두건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소변이 자주 마렵고 참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거나 밤에 자다 깨 화장실을 가야 하며 소변을 보고 난 후에도 잔뇨감이 들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소변을 보기 점차 어려워지고, 심하면 소변이 마려워도 소변을 보지 못해 소변줄을 끼워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유지형 교수는 “심하면 신장 기능이 손상을 받고 방광 결석, 요도 감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약물치료를 권장하지만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심할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 치료는 대부분 요도경하 전립선 절제술과 레이저 절제술을 시행한다. 요도경하 전립선 절제술의 경우 출혈의 위험이 있어 요즘은 레이저 절제술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레이저 절제술은 혈관에만 선택적으로 흡수되는 고출력 레이저를 사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원리다. 입원 기간도 짧고 약물보다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전립선 절제술과 레이저 절제술 모두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 고령 환자나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수술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50~60대의 경우 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역행성 사정, 사정액 감소, 발기부전 등과 같은 부작용 위험도 있다.

문두건 교수는 “최근에는 새롭게 개발된 유로리프트(전립선결찰술)를 이용한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최신의료기술 중 하나로, 비대해진 전립선조직을 절개해 치료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식형 결찰사로 조직을 양옆으로 묶어 고정한 뒤 요도의 좁아진 공간을 넓혀 주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국소마취만으로도 간단히 시술할 수 있고, 시술 시간도 20분 내외로 비교적 짧아 입원할 필요 없다”며 “특히 기존 수술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거론됐던 역행성 사정, 사정액 감소, 발기부전과 같은 부작용 발생 위험도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은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며 “수술이나 부작용이 두려워 치료를 미루지 말고 조기에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