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로 홍역을 치렀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배터리가 또 구설에 올랐다. 3월 출시된 ‘갤럭시S9’ 배터리가 전작 ‘갤럭시S8’은 물론 경쟁사 제품보다 성능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갤럭시S9 배터리는 발화를 일으켰던 갤럭시노트7처럼 삼성SDI 등 2~3개 제조사 배터리를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9’.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3일(현지시각) 삼성전자, 화웨이, LG전자, 소니, 오포 같은 주요 6개 스마트폰 제조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7대의 배터리 성능을 조사했다.

그 결과 갤럭시S9 배터리의 성능이 하위권인 6위를 차지했다. 이는 게임이나 문자·웹서핑같이 평범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했을 때 소모되는 시간을 측정한 결과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소니 엑스페리아 XZ2와 XZ2컴팩트가 각각 36시간 1분, 34시간 20분으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며 “갤럭시S9은 26시간 52분으로 6위를 차지했다. 오포 R11은 16시간 36분으로 7위를 차지했다”고 했다.

미국 정보기술 전문 매체 ‘아난드 테크’도 “스마트폰 조사 대상 22개 중에 갤럭시S9 배터리 성능이 6.8시간으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 미국 정보기술 전문 매체 ‘폰아레나’의 자체 자료를 보면 갤럭시S9(7시간 23분)은 2017년 출시된 전작 갤럭시S8(8시간 22분)보다 약 1시간 정도 배터리가 빨리 닳았다.

미국 정보기술 전문 매체 ‘폰아레나’의 스마트폰 배터리 성능 자체 조사 결과. 삼성전자 ‘갤럭시S9’(첫 번째)은 7시간 23분으로 13개 기종 중 13위를 차지했다.

국내 휴대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갤럭시S9 배터리 성능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한 사용자는 “인터넷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배터리가 다 닳아 있어 뭐 해보지도 못한다”며 “옛날 스마트폰에 쓰던 배터리를 지금까지 쓰니 당연히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고 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갤럭시S8과 갤럭시S9에 2016년 출시된 갤럭시S7과 같은 용량(3000mAh)의 배터리를 장착해왔다. 갤럭시S9에는 삼성SDI를 비롯해 2~3개의 제조사 배터리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 제품에 한 제조사의 배터리를 모두 넣진 않는다”며 “보통 2~3개의 배터리 제조사에서 배터리를 공급받는다”고 말했다.

전자 업계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 이후로 배터리 용량을 일정 용량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6년 8월에 출시된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제조 결함으로 배터리가 발화하는 사건이 발생해 단종이 선언되고 리콜 조치에 들어간 바 있다.

전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6년 갤럭시노트7에 3500mA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했다가 발화 사건이 일어난 만큼 배터리 용량에 신경 쓰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 당분간은 안전성이 검증된 3000mAh로 배터리 용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성능이 떨어진다기보다 갤럭시S9의 디스플레이가 커지고 카메라 기능이 강화되면서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부족해 배터리가 금방 닳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메라 기능 강화에 따른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덜 된 탓에 배터리가 금방 닳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삼성전자 측에서 ‘배터리 용량을 줄이지만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배터리 성능을 보장한다’고 했기 때문에 곧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