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020년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 간의 ‘폴더블폰 전쟁’ 서막이 올랐다. 업계는 폴더블폰을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의 돌파구로 평가하면서도 폭발력을 기대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23일(현지시각) 암시 모한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2020년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위해 아시아 부품 공급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모한 애널리스트는 “펼쳤을 때 태블릿이 되고 책처럼 펼칠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폴더블폰 컨셉 이미지.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2017년 9월 갤럭시노트8 미디어데이에 직접 폴더블폰을 언급한 만큼 삼성전자도 폴더블폰 출시 계획이 있지만, 아직 기술상의 문제로 출시가 미뤄진 상태다.

이에 고동진 사장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박람회(CES)에서 “폴더블폰 출시를 가능한 빨리 하고 싶지만 제대로 된 물건을 내놓기 위해 출시 시기 판단은 아직 이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일부에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져, 이르면 2019년에 폴더블폰이 출시될 거란 예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LG전자의 폴더블폰 컨셉 디자인.

LG전자도 1월 폴더블폰 컨셉 디자인 특허를 출원했다. 2개의 본체가 1개의 디스플레이로 연결된 형태와 접었을 때 디스플레이가 측면으로 밀려나면서 확장되는 형태다. LG전자는 특허 문서에서 “반으로 접을 수 있는 유연한 디스플레이를 갖춘 스마트폰”이라고 컨셉 디자인을 소개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폴더블폰 전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레노버는 2017년 태블릿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하는 시제품 ‘폴리오’를 공개하고 ZTE도 2017년 10월 디스플레이 두개가 연결된 폴더블폰 ‘엑손M’을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폴더블폰을 기술 상향평준화 때문에 성장이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의 돌파구로 평가했다. 기술 상향평준화 때문에 특출난 기능이 나오지 않는 이상 외형이나 서비스, 소프트웨어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형우 신한증권 연구원은 “폴더블폰이 아직 거쳐나가야 할 단계가 많지만 출시가 된다면 시선을 모을 수 있고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활기를 넣어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폴더블폰의 전망은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의 자료를 보면 폴더블폰 예상 판매량은 2018년 70만대, 2021년 3040만대, 2022년 5010만대로 늘 것으로 예상됐다.

레노버의 폴더블폰 ‘폴리오’.

하지만 폴더블폰은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고 가격이 비싸질 것이란 예상 때문에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평도 있다. 디스플레이가 두개이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지고, 접었다 폈다 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내구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보통 스마트폰의 가격은 디스플레이 가격의 10배로 책정되는데 현재 7인치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가격은 약 16만원이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폰의 가격은 160만원을 넘게 돼 소비자들의 부담감이 커진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강민수 수석연구원은 ‘2018년 상반기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에서 “폴더블폰은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고 디스플레이가 두개라서 가격이 비싸질텐데 위험을 무릅쓰고 출시할 타이밍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폴더블폰의 경우 디스플레이와 디스플레이를 연결하는 경첩 같은 부분이 생기고 무거워지기 때문에 디자인·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전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폴더블폰이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활기를 넣을 수 있다는 건 부정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생산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나, 휴대성으로나 폴더블폰을 만드는 데 손이 많이 갈 것으로 예상돼 아직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