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막판 한국 증시는 G2(미국·중국) 간 무역 전쟁이라는 파도에 휩쓸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 금리를 올린 후 22일 코스피는 0.44% 상승하며 고비를 잘 넘겼다. 돈줄을 죄는 금리 인상은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었지만, 시장은 금리 인상을 '불확실성 해소'라는 호재로 받아들였다. 문제는 다음 날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대 600억달러 규모의 대중국 무역 제재에 서명했고,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두 고래(미·중)의 싸움에 새우(한국) 등이 터졌다. 23일 코스피는 3.18%, 코스닥은 4.81% 떨어졌다. G2 간 무역 전쟁이 벌어지면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경제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글로벌 시장은 이번 주를 비롯해 당분간 G2 양국 정부의 과격한 발언에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금이나 일본 엔화와 같은 안전 자산이 주목받을 수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두 나라 간 갈등이 심화되기보다는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미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6일과 27일, 29일(모두 현지 시각) 연준 위원 5명이 통화정책을 주제로 연설한다. 주목할 만한 경제지표로는 미국 2월 개인 소득·지출(29일), 한국 2월 광공업 생산(30일) 등이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원들 성향에 따라 미 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해석이 여전히 분분할 것"이라며 "낮아진 1분기 실적 전망은 이번 주 코스피에 악재이지만, 미국 기업 실적 상승과 미국 금융 규제 완화 기대감은 상승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