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내놓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어웨이(AWAY)를 써보니 SK텔레콤 T맵보다 괜찮은 내비게이션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약 40만원에 달하는 기계값을 내고 설치 공임비를 들여서 매달 데이터 사용료를 내면서 쓸만하다고는 말하기 어려웠다. 또 하드웨어 성능이 부족해 부팅이 느리다 단점도 있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네이버랩스 대표 겸임)가 지난 13일 네이버 테크 포럼을 통해 “어웨이를 통해 애프터 마켓(B2C 소비자 시장)을 통한 매출을 노리기보다는 비포어마켓(B2B 시장)를 통해 차량에 어웨이를 장착하고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네이버 어웨이는 네이버 디지털 지도와 음성인식 기술이 높은 수준에 올랐음을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약 2주간 어웨이를 차량에 설치해 써보면서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디지털 지도 기술 축적 수준이 상당해 어웨이를 만들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제조사가 아닌만큼 하드웨어적 성능이 떨어지는 점은 어쩔 수 없었다. 제품 자체를 개인 소비자가 구매하기에 매력이 떨어지는데 이런 점은 이미 송창현 CTO가 간파하고 있었다.

실제로 사용하면서 가장 놀라운 점은 지도 정확도 였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차량 매립 내비인 아이나비,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하는 T맵과 견주었을 때 가장 좋았다. 특히 도착 시간 정확도가 T맵보다 나았다. 주행 예상시간은 T맵보다 항상 짧고 실제 도착시간도 어웨이가 예고한 시간과 비슷했다. 비교한 T맵 설정은 ‘최적길’이었다.

어웨이 내비게이션 특징은 좁은 도로 안내가 정확하다는 점이다. T맵이 큰 도로 우선으로 안내하는데 비해 아파트 단지 내 도로나 골목길 등 해당 구간을 자주 다니는 운전자만 알 법한 길을 어웨이가 알려줬다. 고속도로를 이용한 장거리 이용을 해보진 않았으나 서울 중심지에서 판교나 분당 지역내 안내도 T맵보다 주행시간 예상이 정확했다.

네이버 어웨이를 차량용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 T맵과 약 2주간 함께 사용해 비교해봤다.

음성인식 기능도 뛰어나다. 최근 애플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 SK텔레콤 누구 등 대부분 AI 서비스의 음성인식률은 상당하다. 네이버 어웨이는 클로바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목적지를 말하면 약 20번 중 1번을 제외하고 모두 정확히 인식했다. 다만 목적지 목록 중 “첫번째”를 고르면 이에 대한 인식률이 낮은 편이었다.

어웨이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은 내비게이션 외에도 네이버 음악, YTN 뉴스 서비스, 스포츠 뉴스 등이 이용 가능하다. 네이버 아이디 로그인도 스마트폰 QR코드를 이용하면 쉽다. 사전에 네이버 지도에 설정된 집과 직장 위치 정보, 즐겨찾기가 동기화된다. 음악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음악 리스트를 가져올 수 있고 AI 기반 추천 음악 성능도 좋은 편이다.

아쉬운 점은 하드웨어 성능이다. 차량에 탑재된 아이나비가 2010년 중반 모델임에도 부팅 속도가 어웨이보다 빨랐다. 어웨이는 카블렛과 협력해 만든 제품이다. 최근 차량용 제품이 12인치 이상으로 화면이 크게 나오는데, 어웨이는 8인치라 아쉬웠다. 그러나 전반적인 소프트웨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잘 구축됐다.

인터넷 이용이 가능한 기기이기 때문에 장소 정보 검색과 온라인 기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다만 월 이용료가 있다. KT 고객이면 데이터 투게더를 통해 월 1GB를 1만1000원에 이용가능하고 스마트폰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비 고객은 월 10GB 1만6500원, 월 20GB 2만4200원이다.

어웨이 제품 가격은 37만1000원이다. 매립패키지는 2만원, 거치패키지는 1만원이 추가된다. 내비게이션이 없어서 고민하는 차량 이용자, 전화 업무가 많은데 내비게이션이 필요한 사용자가 아니라면 고민되는 가격이다. 또 KT에 가입하지 않으면 쓸 수 없는 것도 한계로 보이는 점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