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년부터 중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차량을 판매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중국 내 생산과 판매 등 실무를 준비하는 별도의 조직을 신설했다. 다만 제네시스의 중국 현지 생산을 위해서는 노조 동의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

현대차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1일 제네시스의 중국 판매 실무작업을 담당하는 ‘중국제네시스 실행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했다. 이 TF는 제네시스 중국기획팀을 비롯해 현대차 베이징사무소, 인사, 서비스, 재경 등 각 관련 부서에서 인력을 차출해 구성됐다.

중국제네시스 실행 TF는 21일부터 오는 8월말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제네시스의 중국 내 생산과 판매 등을 위한 구체적인 사전작업을 마무리한 뒤 연말까지 현지 조직 구성과 생산시설 확충 등을 완료해 내년부터 판매를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제네시스 G70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중국사업본부 산하에 제네시스의 중국 진출을 위한 현지 시장조사와 관련 법규 등을 사전 점검하는 TF를 구성해 운영했다. 이번에 출범한 조직은 당시 이뤄졌던 사전준비작업을 기반으로 제네시스의 생산, 판매 등을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위해 만들어졌다.

중국에서 판매하는 제네시스는 국내 생산차량의 수출이 아닌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수입차 관세가 22%에 이르기 때문이다. 제네시스의 글로벌 경쟁사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은 중국 현지에서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제네시스의 중국 생산은 노조의 반발을 넘어서야 하는 점이 과제로 꼽힌다. 현대차 노사는 해외 생산·연구·정비 부문 하도급, 공장 이전 및 축소, 공장별 생산 차종 이관 등을 노사공동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제네시스를 해외에서 생산하려면 노조의 동의가 필요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의 중국 생산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노조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독립 브랜드로 2015년 출범했다. 제네시스는 2015년말 최고급 대형세단 G90(국내 차명 EQ900)을 출시한데 이어 2016년 6월 대형세단 G80, 지난해 중형세단인 G70을 잇따라 내놨다. 현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의 중국 판매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투입이 부진한 중국 판매실적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사드 배치 후 중국에서 파손된 현대차 차량

지난 2002년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50대50 합작으로 베이징현대차를 설립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현대차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지난해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말 한국과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따른 갈등을 봉합하기로 합의했지만,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지난달 베이징현대차의 판매대수는 3만5595대로 전년동월대비 45% 급감했다. 베이징현대차는 2014년 현지 판매순위 4위까지 올랐지만, 지난달에는 광저우혼다(10위)에도 밀리며 11위에 그쳤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국도 최근 자동차 시장 성장률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고급차에 대한 선호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차량을 새롭게 투입하면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돌리는데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