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CSOT 등 10세대 초대형 공장 가동 초읽기
'중국산=저품질' 통념 깨고 애플, 삼성 등에 납품

올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양적·질적 성장이 본격화한다. 앞으로 3년 내에 중국 내에만 8세대급 이상의 대형 공장이 총 19개에 달할 전망이며, 디스플레이 기업 숫자도 15개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경제 규모를 갖춘다는 의미다.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IHS마킷 2018년 상반기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박진한 IHS마킷 이사는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 공급 초과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시장을 바라보는 전망은 지난해 전망보다 오히려 더 안좋아지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정윤성 IHS마킷 상무가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IHS마킷 2018년 상반기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2년까지 중국 내에 총 19개의 8세대급 이상 디스플레이 공장이 가동될 전망이다. 특히 디스플레이 업계 최대의 화두인 중국 BOE의 10.5세대 공장 B9 팹이 성공적으로 가동할 가능성이 높아, 당초 전망보다 중국발 공급과잉 국면이 빠르게 찾아올 전망이다.

정윤성 IHS마킷 상무는 "처음 BOE가 10.5세대 공장 설립을 발표했을 때는 시장에서 모두 (공장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 지에 대해) 의심했었다"며 "하지만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제 때 양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BOE뿐만 아니라 CHOT, CSOT 등도 8.6세대, 10.5세대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끄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국내에 패널 공장 13개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6세대, 8세대급 공장이어서 65인치 대형 패널 생산에서 월등한 생산성을 자랑하는 10세대 이상 공장과 비교하면 열세에 놓여있다. LG디스플레이가 파주 P10에 10세대 장비를 투입할 예정이지만 2020년에나 가동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이 질적으로도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에 뒤지지 않는다는 견해도 나온다. 특히 BOE의 경우 최근 1~2년 사이에 애플, 삼성전자 등에도 집중적으로 패널을 공급하면서 '중국산 부품은 프리미엄 분야에 부적합하다'는 통념을 깨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의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TV, 노트북PC, 모니터, 태블릿PC 등 주요 분야에서 업계 선두권 기업들을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도약하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BOE는 액정표시장치(LCD) TV 분야에서 삼성, LG, 소니에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노트북 분야에서는 지난해부터 애플 맥북에 패널을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이 전체 시장의 95% 수준을 장악하고 있는 TV,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도 향후 1~2년 안에 중국계 기업들의 침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윤성 상무는 "OLED 패널 기술의 경우 현재 한국이 월등히 앞서고 있으며 앞으로도 생산능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겠지만, 우려스러운 건 중국의 OLED 투자 속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IHS마킷은 디스플레이 업계 화두는 8K 해상도급의 LCD 패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진한 이사는 "올해를 기점으로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8K 패널을 양산하게 될 것"이라며 "TV 업체 입장에서 OLED TV와의 경쟁에서 약세이기 때문에 OLED TV가 아직 구현하지 못하는 8K 해상도라는 무기를 쥐어야 그나마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