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년 뒤 베트남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2대 수출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0일 "2020년 대(對)베트남 수출액이 9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베트남이 중국에 이어 2대 수출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2020년 대베트남 수출은 966억달러, 대미 수출은 809억달러로 예상됐다.

베트남은 2014년만 해도 우리나라의 6위 수출 대상국이었다. 하지만 2015년 싱가포르와 일본을 제치고 4위로 발돋움했고 작년에는 홍콩까지 제쳐 3위로 부상했다. 한국이 베트남 수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 8.5%에서 작년에는 22.1%로 올라갔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에 완제품 생산 설비를 늘리면서 관련 부품 수출이 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2배로, 평판 디스플레이 수출은 3배로 증가했다. 베트남은 월평균 임금이 200달러(약 21만원) 수준으로 낮은 데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이후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로도 주목받고 있어, 우리 기업의 베트남 투자도 증가 추세다.

또 베트남은 연평균 6~7%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어가고 있고 오는 2020년 인구 1억명을 돌파할 전망이어서 소비 시장으로서 잠재력도 크다. 무협은 "2015년 12월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한 것도 수출이 급증한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전체 수출이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도, 베트남 수출은 24.2%(2015년), 17.5%(2016년)씩 증가했다.

정귀일 무협 연구위원은 "한류(韓流)를 활용해 소비재 수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며 "베트남은 최근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서명했고 EU(유럽연합)와 체결한 FTA가 올해 발효 예정인 만큼 베트남의 세계 무역 네트워크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