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각종 지원 정책에도 청년 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9.8%를 기록했고 체감 실업률은 20%를 훌쩍 넘어섰다. 이처럼 청년실업난이 심각한데도 스타트업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의 창업 지원정책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확장되고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지만 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산업진흥원(이하 SBA)의 '스타트업 인재매칭 지원사업'이 구인난에 시달리는 스타트업과 구직을 희망하는 청년을 살리는 선순환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SBA 스타트업 인재매칭 지원사업으로 채용에 성공한 핀테크 회사 ‘모인(moin)’의 서일석(왼쪽) 대표와 ‘스타트업인턴즈’ 7기 이수 후 반려동물 스타트업 ‘올라펫’에 입사한 배의선씨.

SBA의 '스타트업 인재매칭 지원사업'은 사회 초년생 취업 희망자들의 역량을 기반으로 직무별 전문코칭을 지원하고 이들을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에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스타트업 인재매칭 지원사업'의 일환인 '스타트업 인턴즈'는 교육 스타트업 전문기관 '오이씨(Open Entrepreneur Center)'와 함께 2016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교육생 827명, 수료생 713명, 취업생 265명(3월 5일 기준)을 배출했다. 현재 160여 개의 스타트업이 제휴를 맺어 매칭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스타트업의 경우 구직자는 회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회사의 경우는 전체 구성원 중에 1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정규직 채용을 위해서는 인턴십을 통해 서로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SBA가 중간자 역할을 하고 있다. SBA 서울신직업인재센터 정익수 센터장은 "SBA가 추진하는 '스타트업 인재매칭 사업'은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와 역량을 갖춘 준비된 인재를 선별적으로 매칭해 회사가 채용에 필요한 리소스를 줄이면서도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배의선(28)씨는 2016년 9월, '스타트업 인턴즈' 7기로 교육을 이수한 뒤 현재 반려동물 관련 스타트업 '올라펫'에서 일하고 있다. 2017년 1월부터 인턴으로 입사한 배씨는 역량을 인정받아 현재 서비스 운영팀의 팀장으로 근무 중이다. '올라펫'은 배 팀장 외에도 '스타트업 인턴즈' 채널을 통해 5명의 직원을 추가 채용했다. 안정보다는 도전을 위해 스타트업을 선택했다는 배씨는 "프로그램을 이수하면서 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이며 어떤 직군이 내게 맞는지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능동적인 참여가 가능하고 단기간에 압축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면서도 "단지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취업이 활성화되는 것은 구직자는 물론 스타트업에도 단비 같은 존재다.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실제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창업 사례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대기업이나 공무원 등과 비교했을 때 구직자가 적은 것이 현실이다.

해외 송금 솔루션을 제공하는 핀테크 회사 '모인(moin)'은 공동 창업자 3명이 있던 시기에 '스타트업 인턴즈'를 통해 네 번째 멤버로 이연주씨를 채용했다. '모인'의 서일석 대표는 "'스타트업 인턴즈'는 스타트업과 관련 생태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하는 교육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채용하는 회사의 니즈에 맞추어 추천 매칭을 해주는 장점이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시간을 절약하면서 보다 적합한 인재를 만날 수 있는 좋은 창구"라고 평가했다. 서 대표는 "이연주씨가 기대 이상의 직무 성과를 보여주면서 '스타트업 인턴즈'에 대한 신뢰가 커졌고, 이후 SNS 콘텐츠 관리 및 마케팅 직무에 3명을 추가 채용하며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를 선보인 스타트업 '링크플로우'는 창업 초기 '스타트업 인턴즈'를 수료한 유서현씨를 마케터로 채용한 후 킥스타터 론칭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등 세계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오이씨의 장영화 대표는 "스타트업 인재 교육이라는 콘텐츠를 잘 이해하고 지원해준 SBA라는 훌륭한 지원군 덕분에 265명의 스타트업 매칭이라는 아웃풋을 낼 수 있었다. 다른 중소기업 지원기관들도 공공 서비스를 디자인할 때 SBA의 선례를 참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SBA 서울신직업인재센터 정익수 센터장은 "청년들이 짧은 시간 동안 굉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현장이 스타트업이며, 1명의 역할이 무엇보다 큰 스타트업 생태계에 우수인재를 연결하는 과정이야말로 공공의 역할이며 일자리 문제해결의 핵심이라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계속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