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회사가 건설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것도 해외 사업이다.

종합가구회사인 현대리바트가 해외 건설 사업에 첫발을 뗀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지난 달 9일 해외건설협회 회원사로 가입했다. 해외건설협회는 해외건설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회원사에 제공한다. 해외에서 공사를 수주하는 데 필요한 각종 증명을 발급하고 확인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토목·건축 공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도 다룰 예정이다.

현대리바트가 갑자기 해외 건설 사업에 나선 것은 지난해 말 단행한 현대에이치앤에스(H&S)와의 합병에 이은 후속 조처다. 현대H&S는 기업 간 거래로 산업·건설자재 유통을 하던 회사다.

이 회사는 해외에서 가설공사 사업도 했다. 가설공사란 본공사를 하기 위한 준비 단계 공사로, 현장의 사무실과 숙소 등 가건물을 짓는 일과 임시 도로를 만드는 일, 가림막을 설치하는 일 등이다. 해외에서 대형 공사를 수주한 국내 건설사들로부터 일감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리바트는 앞으로 가설 사업을 중점으로 해외 사업을 할 예정이다. 해외 가설 공사나 공공공사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해외건설협회에도 가입한 것이다. 해외에서 공사 입찰에 참여하는 경우 공사 실적 증명서 등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특히 공공공사에 참여하려면 공신력 있는 협회 같은 제삼자의 증명이 필수적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소 건설사들의 경우 해외 공사 수주에 대한 정보는 물론 실적 증명서가 필요해 협회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는 국토교통부 등 정부의 중소건설사 해외진출 지원 창구 역할도 한다.

건설업계는 해외 가설공사 사업이 현대리바트의 기존 가구 사업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고 본다. 가설공사로 인연을 맺은 건설회사나 현장에 붙박이(빌트인) 가구를 납품하는 등 사업을 확장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현대리바트는 국내에서도 건설사 특판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 범현대가는 물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등 다른 대형 건설사에서도 주방용 가구 등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현대H&S와의 합병으로 사업 분야가 추가된 것”이라면서 “가설공사 외 다른 건설 분야 진출은 고려하고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