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방침을 밝힌 가운데 지난해 2001년 이후 16년만에 최대 순이익을 올린 한국은행이 추경 재원에 6000억원을 기여하게 됐다.

한은 관계자는 16일 “지난해 외화자산 운용 수익 증가와 통화안정증권 발행 비용 감소로 큰 폭의 순이익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정부 추계보다 많은 금액을 정부에 세금으로 납부했다”며 “이렇게 발생한 한은 잉여금 6000억원이 올해 추경에 반영된다”고 밝혔다.

김동연 부총리는 전날 청년 일자리 대책에 추가 재정을 투입하기 위해 4조원 내외로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부총리는 “세계 잉여금(정부가 지난해 쓰고 남은 돈)을 포함한 여유 자금 2조6000억원과 기금 여유 자금 1조원을 활용한 4조원 내외 규모의 추경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자 국채 발행 없이 여유 재원으로 추경을 편성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은의 잉여금 6000억원 정도가 포함된다.

기획재정부와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은 3조9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4조2000억원) 이후 최대 순이익이다. 이중 1조2000억원을 법정적립금과 임의적립금으로 쌓고 나머지 2조7000억여원을 정부 세입으로 납부했다.

한은법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회계연도에 발생한 순이익의 30%를 법정적립금으로, 일부를 임의적립금으로 쌓고 나머지는 정부에 세입으로 납부한다. 당초 정부는 한은이 올해 2조1000억원 정도를 납부할 것으로 봤는데, 정부의 예상보다 6000억원 많은 자금이 세입으로 들어왔다. 이에 따라 6000억원 규모의 한은 잉여금이 발생했다.

지난해 한은이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낸 것은 외화자산 운용 수익이 늘어난 가운데 저금리 환경에서 통안증권 발행 비용은 줄어든 덕분이다. 한은의 수익은 대부분 외화자산 운용에서 발생한다. 비용 중 가장 큰 부분은 시중 유동성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