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 나에게 어떤 옷이 어울릴 것 같아?"

지난 12일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의 인공지능 채팅봇 '로사(LOSA·Lotte Shopping Advisor)'에게 옷 추천을 요청하자 올해 트렌드인 랜덤 슬리브(의복의 팔을 감싸는 부분)가 들어간 '울트라 바이올렛' 원피스를 추천했다.

롯데백화점의 인공지능 채팅봇 ‘로사(LOSA)’가 고객에게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뉴 롯데' 시대를 선포한 롯데그룹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발빠른 준비에 나서고 있다. 그룹이 보유한 빅데이터 자산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계열사는 롯데백화점이다. 이 회사가 올해부터 본격 운영 중인 인공지능 채팅봇 '로사'는 상품을 단순히 연결만 해주는 것이 아니다.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을 인공지능(AI)으로 구축한 시스템이다. 기존에 유통업계에서 선보였던 채팅봇들은 고객이 검색한 상품을 최신순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로사는 AI '딥러닝 추천엔진'을 사용해 고객의 특징을 분석한다. 또 머신러닝 시스템을 통해 고객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한다.

로사는 영업시간·휴무일·브랜드 정보·식당가 안내 등 고객문의가 가장 많은 10가지 항목을 유형화해 학습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DB)화 해 롯데백화점 56개 점포의 안내사원 역할을 하고 있다. 인사·날씨·감정 등과 관련된 일상적인 대화도 가능하다.

로사는 동화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에 나오는 마법 거울 이름이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라는 문장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로사가 상대방의 외모 및 질문에 대해 원하는 답을 즉각적으로 대답한다는 점에서 마법 거울과 닮았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로사 외에 '3D 가상 피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이 서비스는 디지털 거울과 스마트폰을 활용해 옷을 입어보지 않아도 입은 모습을 가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디지털 거울 옆에 있는 동작 인식 카메라가 사용자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해 몸에 맞는 의상을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시간 3D 이미지로 보여준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여러 매장의 옷이 자신에게 맞는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쇼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백화점 입장에선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도할 수 있고 피팅시 발생할 수 있는 제품 손상도 줄일 수 있다.

식품 매장에는 정보통신(IT)기술을 접목한 고객 체험형 매장 '스마트 쇼퍼'가 도입됐다. 고객이 식품 매장에서 카트나 바구니 없이 단말기를 사용해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향후 스마트 쇼퍼 도입 점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며 "첨단 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 시장을 선도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