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000720)이 13일 공시한 ‘주주총회소집결의안’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김용환 현대차그룹 부회장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14일 알려지면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으로 상승했다.

정 회장의 이사 재선임안이 빠지면서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승계가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다만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이 2012년 인수한 기업이라 현대차 등에 비하면 큰 의미는 없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정몽구 회장(왼쪽)과 정의선 부회장.

14일 현대글로비스(086280)는 9.29% 급등 마감했다. 또 현대모비스(012330)가 2.23% 상승했고, 현대차(005380)와 기아차가 각각 1.63%, 0.77% 상승했다.

현대건설(000720)은 3.13% 내렸다. 현대건설은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11.72%를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지배구조 개편 피해주로 인식된다. 그룹 일감이 부회장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에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KB증권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변화가 올해 중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수혜는 현대글로비스가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성진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비스 CKD사업부를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을 활용해 기아차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정의선 → 현대글로비스 → 현대모비스 → 현대차’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된다. 각 기업이 자회사 지분율을 더 높여야 하는 숙제가 있고, 순환출자 등 해소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지만 일단 첫 단추는 끼울 것이란 분석이다.

강성진 애널리스트는 “현재는 현대차 등 기업 주가가 낮은 수준이라 지배구조 변화를 주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했다.

한편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현대차도 이사로 재직 중인데, 임기는 각각 2019년 3월, 2020년 3월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