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의 대표주자인 페이스북이 늙고 있다.

작년과 올해 미국의 젊은 이용자 500만명이 페이스북을 떠났다. 젊은 이용자들이 새로운 ‘디지털 둥지’를 찾아 떠나는 대신 중·장년 이용자들만 늘고 있다.핵심 시장인 북미의 전체 이용자도 줄었다. 페이스북 창사 이래 처음이다.

한 때 ‘쿨’하고 ‘핫’한 뉴 미디어로 각광받던 페이스북은 이용자층의 고령화와 함께 가짜뉴스, 인종차별, 혐오, 폭력 정보의 온상으로 지목되면서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다.

젊은이들이 페이스북 피로감을 호소하며 다른 ‘디지털 둥지’를 찾아 떠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혁신'이 실종된 페이스북 대신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이 대안으로 뜨고 있다.

최근 가짜뉴스, 테러와 범죄 정보의 온상으로 지목되며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는 페이스북이 젊은 이용자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CNBC, "늙은 페이스북, 젊은 스냅챗"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 CNBC 등은 뉴욕의 시장 조사 기업인 이마케터의 보고서를 인용, “페이스북이 급속히 늙고 있다. 중장년층 가입은 느는 반면 미국 젊은이들은 페이스북을 버리고 스냅챗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마케터는 "미국 18~24세 젊은이들의 올해 페이스북 접속이 5.8% 줄었고 12~17세 연령층 가운데 절반 이하 만이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며 "12세 이하 이용자는 올해 9.3% 감소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이마케터는 "작년 24세 이하 미국 이용자 280만명이 페이스북을 떠났다. 올해에도 25세 이하 이용자 210만명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젊은층의 페이스북 이용 감소는 2020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마케터는 “중장년층의 페이스북 이용은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55세 이상 이용자 50만명이 페이스북에 새로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젊은 이용자 감소의 수혜자는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이라고 이마케터는 전망했다.

이마케터는 “스냅챗 사용자는 올해 190만명 가량 늘고 인스타그램 사용자도 160만명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CNBC는 “페이스북이 더 이상 창업 초기의 '쿨한' 이미지를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젊은 층들이 스냅챗으로 이동하면 자녀들과 소통을 원하는 부모들이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페이스북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냅챗은 페이스북에 실증난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각광받는 대안 미디어로 뜨고 있다.

◆ "페이스북 북미 이용자 감소··· 사상 처음"

페이스북은 여전히 미국 등 가장 강력한 소셜 미디어다.

2018년 1월 현재 미국의 페이스북 이용자수는 1억6950만명이나 된다. 강력한 경쟁자로 뜨고 있는 스냅챗 이용자 8650만명 보다 두 배 가량 많다.

글로벌 시장 지배력은 더 강력하다. 전세계 페이스북 이용자는 20억명을 넘는다. 14억명이 매일 한 번 이상 페이스북을 이용한다.

작년 2분기 미국의 인터넷 광고시장 규모는 208억달러로 전년 동기 보다 23% 늘었는데 증가액의 83%를 페이스북과 구글이 차지할 정도로 수익성도 탄탄하다.

하지만 핵심 시장인 미국 등 북미에선 이용자수가 줄고 있다.

지난 1월 31일 발표된 페이스북의 2017년 4분기 미국과 캐나다 활성 이용자수는 1억8400만명이었다. 작년 3분기의 1억8500만명 보다 100만명이 줄었다. 분기별 이용자수 감소는 페이스북 창사 이래 처음이다.

스냅챗이 출시한 ‘동영상 선글라스’ 스펙터클은 2016년 최고의 혁신 제품으로 선정됐다.

◆ ‘혁신 사라진 공룡’ 비판도

페이스북의 고령화는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추세다. 2004년 첫 선을 보인 페이스북은 올해 창업 14년째다. 열성 이용자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이용 연령층의 평균 연령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고령화 보다 더 큰 문제는 ‘혁신의 실종’이다. 젊은 이용자들을 잡기 위한 페이스북의 대응은 혁신적인 기능이 아니라 막강한 자본력을 이용한 경쟁사 인수와 후발 주자 따라하기에 머물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2년 이미지 기반 소셜 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을 10억달러에 샀고 2014년 메신저 앱인 ‘왓츠앱'을 190억달러에 인수했다.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스냅챗에 30억달러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스냅챗의 ‘휘발성 메시지’와 필터 등 이미지 꾸미기 기능을 베꼈다는 거센 비방에도 불구하고 인스타그램에 24시간이 지나면 이미지와 동영상이 삭제되는 기능을 추가했고 사진을 꾸미는 각종 필터 기능을 도입했다.

IT 전문매체 ‘리코드’는 “페이스북은 지난 몇 년간 젊은 층을 유인할 멋진 것들을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혁신이 실종된 페이스북이 더 이상 트렌드 세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페이스북은 한 때 뉴 미디어와 혁신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이제는 벌어놓은 돈으로 경쟁자를 지우고 경쟁자 베끼기를 통해 혁신의 과실을 훔치고 있다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35mm 필름을 처음으로 개발한 코닥, CD를 처음 개발한 소니가 ‘혁신의 과실’에 안주하다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졌듯이 페이스북 역시 같은 운명을 반복할까? 페이스북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