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서울 마포지점 건물 3~5층에는 'IBK 창공(創工) 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혁신 벤처 기업들을 위한 '창업 공장'으로 마련된 곳이다.

작년 12월 문을 연 창공 센터에는 지금까지 11개 업체가 입주했다. AI(인공지능), ICT(정보통신기술),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 관련 첨단 기술 기업들이다. 399개 혁신 벤처 기업들이 기술력, 사업성 등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창공 센터 입주 업체로 선발됐다.

IBK기업은행은 혁신 벤처기업들을 위한 창업 공장 역할을 하는 ‘IBK 창공센터’를 작년 12월 열고, 앞으로 5년간 300개 기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사진은 창공센터에 입주한 업체 직원들이 회의를 하는 모습.

기업은행은 창공 센터 입주 업체에 업무 공간, 협업 공간, 휴식 공간 등을 제공하며 창업을 도와준다. 업체당 최대 5000만원을 초기 투자하고, 최대 5억원까지 후속 투자하는 혜택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맞춤형 컨설팅, 1대1 멘토링 등 지원도 해준다. 기업은행 고객인 중견기업들과 연결해 판로를 개척하거나 기술을 공동 개발할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한다. 기업은행과 제휴를 맺은 산탄데르은행을 통해 해외 수출입 파트너도 연결해준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혁신 벤처기업들에 대해 기업은행이 과거처럼 '자금 공급자' 차원에 그치지 않고 창업, 성장, 안정 등 단계별로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동반자 금융'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 일자리 만들기와 부가가치 키우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오는 2021년까지 전국에 창공 센터를 5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300개 혁신 벤처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혁신 벤처기업에 '동반자 금융'… 5년간 300개 업체 육성

기업은행의 동반자 금융은 혁신 벤처기업에 3단계 지원을 제공한다. 기업의 발전 단계에 맞춰 '성장 금융→재도약 금융→선순환 금융' 순서로 맞춤형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된다.

1 단계인 성장 금융은 혁신 벤처기업들의 창업과 정착을 위한 종잣돈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창공 센터에 입주할 수 있도록 선발된 기업에는 최대 5000만원의 자금이 투자된다. 혁신 창업 기업 입장에서는 대출 상환 부담 없이 기술 개발과 사업 진출에 전념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기업은행장 직속 창업벤처지원단에서는 이들 기업에 경영 컨설팅과 멘토링 서비스를 지원한다.

2단계는 재도약 금융으로 혁신 창업 기업들을 위해 우수 인재 확보, 해외 진출 등의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연구·개발(R&D), 설비투자 등 창업 이후 한 단계 뛰어오를 수 있도록 도약대를 마련해 주려는 것이다. 혁신 창업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어린이집, 스마트 워킹 센터 등을 제공할 수도 있다. 영업을 멈춘 은행 지점 등의 공간들이 여기에 활용될 수 있다.

3단계 선순환 금융은 혁신 창업 기업으로 출발해 중소기업으로 성장한 업체들을 중견기업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이다. 기업은행이 다양한 업체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는 인수·합병(M&A) 정보 등을 활용해 기업 간 결합을 유도할 수도 있다. 혁신 창업 기업→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중소기업에 저금리 대출 지원

기업은행의 설립 목적은 '중소기업 금융 지원'이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들은 창업 후 3~7년이 되는 시기에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라고 불리는 위기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창업 초기 신기술로 시장 진출에 성공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경쟁 심화에 따른 성장 정체를 겪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운영 자금이 고갈되거나 새로운 연구·개발을 위한 재원 마련이 불가능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기업은행은 이런 중소기업들에 시중 대출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출해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 궤도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근로자와 서민을 상대로 하는 맞춤형 금융 상품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금융 상품은 'IBK 새희망홀씨대출'이다. 작년 말까지 3050억원을 서민에게 대출했고, 대출 기간은 최장 15년이다. 'IBK 근로자생활안정자금대출'은 저소득 근로자를 위해 연 2.5%의 저금리로 실직, 임금 체불, 자녀 학자금, 의료비 등 용도에 따라 맞춤형 대출을 해준다. 작년 말까지 1조1400억원이 지원됐다.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중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해주는 'IBK 바꿔드림론' 'IBK 사잇돌중금리대출' 등의 상품도 있다. 사잇돌중금리대출은 기업은행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기업은행 자체 중금리 상품인 'IBK 중금리신용대출'도 출시돼 있다.

이와 함께 기업은행은 현재 42곳인 서민금융 상담 전담 창구를 앞으로 63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는 30년 이상 은행원 경력이 있는 퇴직 지점장들이 개인 신용 회복, 개인 회생, 개인 파산 등을 전문성 있게 상담해 주는 서민금융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