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068270)이 3월 8일 코스피200에 특례편입될 예정인 가운데, 편입 직후 기관투자자들의 동반 매수로 인해 셀트리온 주가는 물론 코스피200 지수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9일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셀트리온은 일평균 시가총액이 상위 50위 안에 들어(현재 3위) 특례편입될 예정이다. 특례편입되면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은 코스피200 내 셀트리온 비중만큼 셀트리온을 매수해야 한다. 셀트리온 매입 규모는 약 8000억~1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왜곡되지 않도록) ETF 운용자들이 분할 매수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나 전례를 보면 그럴 가능성은 작다. 셀트리온이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될 때도 기관은 1~2일 만에 셀트리온 보유 물량을 한꺼번에 팔았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셀트리온이 단기간에 매수 주문이 몰려 잔뜩 덩치가 커진 채로 코스피200에 들어가면 다른 코스피200 투자자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고 본다.

◇ 한꺼번에 팔았던 투신, 이번엔 한번에 사나…다음주 1조원 유입 가능성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투신권은 셀트리온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직전인 지난 7일과 8일 셀트리온 주식을 각각 1019억원, 6217억원 매도했다. 투신은 ETF를 비롯한 펀드 매매 주체다. 코스닥150 관련 ETF에서 셀트리온을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단지 이틀 만에 7000억원이 넘는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2월 초만 해도 30만원 위에 있던 셀트리온 주가는 8일 한때 23만원대까지 밀렸다.

기관의 매도 공세에 고전했던 셀트리온은 9일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 뒤에야 상승 흐름을 되찾았다. 기관, 기관 중에서도 보험업권과 연기금이 많이 매수했다. 셀트리온의 26일 종가는 32만6500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다음주인 3월 8일이다. 선물옵션 만기일인 이날은 셀트리온의 코스피200 특례편입이 확정되는 날이다. 통상 ETF 매매자는 편입 다음날 한꺼번에 주식을 매수한다. 지난해 9월 14일 카카오(035720)가 특례 편입됐을 때도 투신은 하루에 카카오 주식을 담았다. 당시 투신은 카카오 주식을 1098억원어치 매입했고 카카오 주가는 닷새만에 11.76%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가 1조원 안팎의 자금을 한꺼번에 투입하면 셀트리온이 급등하고, 나아가 코스피200지수가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펀드매니저는 “나눠서 매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향후 주가를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이벤트가 발생하는 시점에 담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리밸런싱으로 인해 기관이 낮은 가격에 팔았다가 높은 가격에 되사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관 매수로 셀트리온이 폭등한 채로 들어온다는 것은 코스피200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 셀트리온 급등 반영 안 된 코스피200…코스피 관련 지수 중 상승률 꼴찌

한편 현재는 셀트리온이 코스피200에 편입돼 있지 않다 보니 코스피지수와 코스피200이 살짝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비중은 약 2.2% 정도다.

셀트리온은 이전 상장 이후 20.3% 올랐고, 이 영향이 일부 반영됨에 따라 코스피지수와 KRX100은 각각 2.08%, 2.46% 상승했다. 최근 발표된 KRX300도 2.25% 오른 상태다. 하지만 코스피200은 1.83% 상승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