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증가폭 사상 최대…소비심리 개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영향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145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기 가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은 22일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신용 잔액이 전년보다 108조원(8.1%) 증가한 1451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가계부채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인 가계신용은 은행 등 금융회사로부터 빌리는 가계대출과 카드로 물건을 구입한 뒤 아직 결제가 이뤄지지 않은 판매신용을 포함한다.

가계신용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증가 규모는 2014년 이후 3년 만에 최저치였다. 우리나라 연간 가계신용은 2014년 66조원 증가했고 2015년에는 118조원, 2016년에는 139조원 증가했다. 그런데 2016년 하반기부터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을 잇따라 발표됐고 주택 매매거래도 감소하면서 2017년 가계부채 증가폭이 줄었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1만호로, 전년 69만호보다 10% 넘게 감소했다. 한은은 “정부의 정책 효과가 나타나며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가계대출은 100조원 늘어난 1370조원이었고, 판매신용은 8조원 증가한 81조원을 기록했다.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이 66조원 증가했고,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34조원 늘었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22조원 증가했는데 이는 전년(41조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주택 매매거래 감소에 따른 결과다.

반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은 급증했다. 2016년 13조원 증가한 예금은행 기타대출이 지난해에는 22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기타대출 증가액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6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한은은 “경기 회복에 따라 지난해 소비 심리가 개선되며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을 중심으로 신용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대출은 5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예금은행에서는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 증가폭이 각각 11조원, 12조원을 기록해 전년(주택담보대출 14조원, 기타대출 28조원)보다 증가폭이 둔화됐다. 보험사·카드사·증권사·공적금융기관 등이 포함된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폭도 같은 기간 36조원에서 34조원으로 소폭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