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이언맨’ 윤성빈이 스켈레톤의 황제로서 대관식을 치렀다”

영국의 통신사 로이터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윤성빈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을 따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같이 표현했다.

국내외에서는 윤성빈의 압도적인 기량 외에도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아이언맨 헬멧에 대해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이와 함께 윤성빈만의 아이언맨 헬멧을 만든 국내 오토바이 헬멧 제조사 홍진HJC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언맨 헬멧을 착용하고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타트하는 윤성빈

윤성빈은 스포츠계 안팎에서 영화 아이언맨의 소문난 광팬으로 통한다.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평범한 흰색 헬멧을 착용했던 윤성빈은 공중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초능력을 발휘하는 아이언맨에 매료됐고, 이후 아이언맨 콘셉트의 헬멧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스켈레톤은 빙판 위를 한창 미끄러질 때 속도가 시속 140km를 넘어설 정도로 위험한 종목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가장 중요한 안전장구인 헬멧을 특수 제작하는데, 각자 자신의 개성에 맞는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다.

한 동안 윤성빈은 독일제 헬멧을 착용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유럽인의 두상에 맞게 제작돼 윤성빈에게 맞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윤성빈은 본격적인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를 앞둔 지난 2016년 홍진HJC를 찾아 전용 헬멧 제작을 의뢰했다.

홍진HJC는 윤성빈에게 최적의 헬멧을 제공하기 위해 그의 두상을 3차원 스캔 기술로 본떠 가장 알맞는 크기와 모양으로 만들어냈다. 헬멧의 소재로는 항공기 제조 등에 사용되는 탄소섬유와 방탄용 아라미드섬유 등이 활용됐다. 바람의 저항을 줄이고 최상의 속도를 내기 위한 풍동 실험까지 1년여의 제작 과정을 거쳐 새로운 아이언맨 헬멧이 윤성빈의 머리에 씌워졌다.

홍진HJC의 아이언맨 헬멧은 이번 동계올림픽 기간동안 국내외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윤성빈은 1, 2, 3, 4차 시기에서 줄곧 압도적인 기량 차이로 1위를 질주하며 아시아 최초로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971년 홍진기업으로 첫 문을 연 홍진HJC는 47년간 오토바이 헬멧 제작의 한 우물만 파온 회사다. 1987년 미국 법인 설립과 함께 홍진크라운으로 사명을 바꿨고 1992년 북미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2001년부터 17년째 전세계 오토바이 헬멧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05년부터 현재의 상호명을 쓰고 있는 홍진HJC는 현재 북미와 유럽, 중국, 베트남 등에 현지 법인과 생산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고 있으며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지난 2007년 오토바이 헬멧 제조사 가운데 최초로 풍동실험실을 완공했다.

홍진HJC는 지난해부터 ‘마블에디션’도 완성해 아이언맨 외에도 캡틴아메리카, 스파이더맨, 베놈 등 주요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오토바이 헬멧을 판매하고 있다.

모터사이클 업계 관계자는 “홍진HJC는 그 동안 다양한 모터사이클 대회와 국내외 유명 프로팀을 공식 후원해 왔다”며 “윤성빈의 스켈레톤 금메달로 글로벌 업계에서의 인지도가 더욱 상승하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