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액(輸液·정맥으로 주사하는 인공용액) 시장을 삼분(三分)하고 있는 JW생명과학, CJ헬스케어, 대한약품이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약사법 개정으로 지난해 1월부터 ‘퇴장방지의약품’의 저가 계약을 금지(제품 가격 상한선의 91% 미만으로 판매하면 행정처분을 받음)한 데다 판매 가격까지 오르면서 기초수액제가 실적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퇴장방지의약품은 환자 진료에 꼭 필요하지만 생산 이익이 낮아 제약사가 생산이나 수입을 기피해 원가 보전이 필요한 의약품으로 기초수액제, 혈액제제 등이 대표적인 퇴장방지의약품이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JW그룹의 수액 제조 전문기업이자 국내 기초수액제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JW생명과학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1436억원으로 2016년보다 9% 증가했다. 이는 1994년 회사 설립 이후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이다. 영업이익도 238억원으로 2016년보다 10% 늘었다.

JW생명과학 충남 당진 공장에서 수액제가 생산되고 있는 모습.

JW생명과학 측은 주력 사업인 기초수액제와 영양수액제 부문의 매출이 증가한 데다 지속적인 원가 절감 노력으로 수익성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안정적인 사업 기반 역할을 하는 기초수액제 부문과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는 영양수액제, 특수수액제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기초수액제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CJ헬스케어는 작년 8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익을 거뒀다. 이는 2016년 679억원보다 약 2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137억원으로 2016년 5143억원보다 6억원가량 줄었다.

다만 CJ헬스케어의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아 수액제 사업의 실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의약품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IMS 데이터에 따르면 CJ헬스케어의 작년 3분기(1~9월)까지 기초수액제 처방액은 407억원이었고, JW생명과학은 547억원이었다.

CJ헬스케어 측은 “수액제 품목 11개의 판매 가격이 평균 7% 인상되면서 이익이 개선된 측면이 있다”며 “특히 작년 4분기에만 영업이익이 2016년보다 40%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한약품(023910)도 작년 1444억원의 매출과 3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6년보다 각각 3.6%, 48.5% 증가했다. 특히 작년부터 수액제 생산공장 내 자동화 라인을 가동하면서 비용 구조가 크게 개선돼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2016년 15.6%에서 2017년 22.4%로 껑충 뛰었다.

홍종모 유화증권 연구원은 “기초수액제 시장은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단가가 낮아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산업 특성상 경쟁사의 신규 진입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시장 성장시 수혜를 받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수액제는 생리식염액, 포도당용액 등 음식물 섭취가 힘든 환자가 장을 통하지 않고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받을 때 쓰이는 제품으로 병·의원이 갖춰야 하는 대표적인 필수의약품”이라며 “또 필수소비재 성격을 띄고 있어 전체 병원일수가 늘어나거나 정부에서 고령화, 중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복지를 늘릴 때 시장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