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화폐 가격이 지난주 '블랙 프라이데이' 대폭락 충격을 딛고 오름세를 보였다. 국내 가상 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4일 오후 한때 1000만원을 넘었다가 하락해, 저녁 10시 현재 954만5000원에 거래됐다. 지난 2일 한때 768만원까지 폭락했던 것에 비하면 24% 상승한 것이다. 시가총액 2위 가상 화폐인 이더리움도 2일 저점 74만원에 비해 32% 오른 97만8000원에 거래됐고, 3위 가상 화폐인 리플은 655원에서 970원으로 48% 반등했다.

같은 기간 미국 가상 화폐 가격 집계 사이트인 코인데스크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8064달러에서 8739달러로 8%, 이더리움 가격은 827달러에서 884달러로 6% 각각 올랐다. 지난 금요일 '패닉 셀(공포감에 의한 투매)' 현상으로 가격이 대폭락하자 주말 사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을 이끌었다. 가상 화폐 관련 게시판에는 "가격이 폭락했을 때 샀어야 했는데 아쉽다"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느냐"는 글이 줄을 이었다.

한 달 전 고점에 비하면 약 70%나 가격이 폭락한 가상 화폐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국의 투자자문사 펀드스트랫의 토머스 리 파트너는 월스트리트저널에 "현재 투자자들 사이에 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여전히 가상 화폐에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비트코인의 추가 하락에 돈을 걸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지난주 헤지펀드들이 체결한 비트코인 선물 매도 계약은 2974건으로 전주보다 5배 급증한 반면 매수 계약은 22% 감소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은 가상 화폐에 대한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 미국의 주요 은행들이 2일부터 일제히 자사 신용카드로 가상 화폐를 구매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미국 경제채널 CNBC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