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포스코 주식은 38만35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26만원) 대비 50%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5%)의 약 2배다. 최근 주요 증권사들은 '50만원'(삼성증권) '51만원'(IBK투자증권)으로 포스코의 목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중국의 철강 구조조정 작업 등 외부 변수가 좋은 데다 포스코 내부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실적 개선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1년 새 주가 50% 급등…비결은 선택과 집중

올해 창사(創社) 50주년을 맞는 포스코는 2000년 후반까지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해 왔다. 그러나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던 새 사업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최악의 경영 위기를 겪은 것이다. 한때 7조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2조원대까지 내려앉았다.

포스코는 결국 2014년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을 벌였다. 먼저 비핵심 철강사업을 팔았다. 스테인리스 봉형강을 생산하던 포스코 특수강은 경영 실적이 나쁘지 않았는데도 업종 전문화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매각했다. 철강 제품 가공·유통회사인 포스코 P&S, 포스코 AST 등은 포스코대우로 합병했다. 포스코 LED 등 비핵심 사업도 매각했고, 포스하이알, 중국 목단강제지 등도 정리했다. 한때 71개였던 포스코 국내 계열사는 38개로 절반 수준이 됐다. 해외 계열사도 181개에서 124개로 줄었다.

이는 실적 개선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작년 연결회계기준 매출 60조6551억원을 기록했다. 구조조정을 본격화한 2015년 이후 매출이 50조원대로 떨어졌으나, 3년 만에 회복한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2015년 4.1%에서 작년 7.6%로 좋아졌다.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부채비율은 작년 대비 7.5%포인트 낮아진 66.5%로 2010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국제 신용평가 기관 무디스는 최근 포스코의 장기 기업신용등급 'Baa2'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다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발 공급 축소 최대 수혜자…에너지·소재 분야 투자 성패가 주요 과제

전망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특히 내부 구조조정 마무리와 우호적인 외부 변수가 동시에 맞물려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철강 감산(減産) 정책과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철강 제품 가격이 오른 것도 포스코의 수익성 개선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포스코를 중국 철강 공급 축소 계획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꼽으며 철강 스프레드(제품 판매단가와 투입원가의 가격 차이)가 지난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이 중간 단계에 접어들었고 글로벌 경기 회복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시점에 실적 상향을 반영해 목표 주가를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한유건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4년부터 이어진 구조조정은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져 기업의 본질 가치를 높일 것"이라며 목표 주가를 51만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앞으로 50년'을 위한 장기적인 성장 전략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포스코는 기존 철강 사업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등 고효율 미래형 제철소로 변신과 함께 에너지·소재 분야의 투자를 늘리는 등 투트랙 미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무리하고 방만한 신사업 추진은 경계해야겠지만,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계속 해 나가야 한다"며 "특히 리튬·신재생에너지 등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가 앞으로 남은 중요한 숙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