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 세계를 움직이는 거물들의 '환율 공방'으로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5.3원 오른 1063.9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 공방의 포문을 연 건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다. 다보스 포럼(WEF)에 참석 중인 그는 24일(현지 시각) "무역과 기회 측면에서 확실히 약(弱)달러가 미국에 좋다"고 했다. 이 발언으로 미 정부가 수출을 위해 달러 가치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달러 약세가 가속화됐다. 25일 원·달러 환율도 장중 환율 기준 3년2개월 만에 최저치(1057.9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다음 날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강(强)달러 지지' 발언에 상황은 급변했다. 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며 "나는 궁극적으로 강한 달러를 보길 원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로 인해 26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6.9원 상승한 1065.5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환율 공방은 미국과 유럽 사이에서도 뜨겁게 번지고 있다. 드라기 ECB 총재는 25일 "강(强)유로로 경기 부양책을 중단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환율시장 변동성은 '언어의 사용'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므누신 장관의 발언을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므누신 장관은 뒤늦게 "달러는 내 관심사가 아니다. 장기적으로 달러화의 강세를 믿고 있다"며 말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