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휴무 도입하면...스타필드 하남·고양 등 방문객 큰 폭 감소할듯

스타필드·롯데몰 등 복합쇼핑몰도 이마트같은 대형마트처럼 월2회 주말 영업을 제외하도록 하는 이른바 ‘스타필드 규제법’(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대형마트와 달리 주말 쇼핑객을 타깃으로 설립한 복합쇼핑몰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관련업체가 긴장하고 있다.

스타필드 고양의 토이킹덤 플레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서울 성동갑)은 23일 대기업 복합쇼핑몰의 영업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해 9월 발의한 내용을 일부 수정해 재발의한 것이다. 법안에는 대형마트에 대해서만 적용하고 있는 월 2회 의무휴업을 복합쇼핑몰까지 적용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규제 여부와 대상은 지자체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홍 의원은 "현행 등록 제도의 특성상 중소상인 보호에 한계가 있으며, 대형 유통기업들의 복합쇼핑몰 진출 확대로 지역 상권 붕괴가 가속화하는 실정"이라며 "복합쇼핑몰을 영업제한 대상에 포함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골목상권 관계없는데…스타필드 강제휴무 도입하라는 여당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신세계가 운영하는 스타필드와 롯데가 운영하는 롯데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필드 하남과 스타필드 고양은 각각 평일 5만명, 주말 약 10만명이 방문한다. 이들 매장에 대해 대형마트처럼 일요일 2회 휴무하도록 할 경우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에서만 월 10만명의 방문객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기획하면서 “가족들이 아이와 함께 놀이터처럼 즐기고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타필드 고양은 키즈 체험 테마파크인 토이킹덤 플레이, 스포츠몬스터 등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전체면적의 30%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말 중소기업연구원이 복합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1.5%는 소비자 편익이 우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평일에 바삐 일하는 직장맘 입장에선 주말에 아이와 같이 즐길 곳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제주도를 비롯한 국내에 노키즈존이 확산되면서 아이를 동반해 입장할 수 있는 시설은 갈수록 줄고 있다.

복합쇼핑몰처럼 수유실·기저귀·아기의자 등 아이들에 필요한 시설이 갖춰져 있는 곳도 많지 않다. 딸 둘을 키우는 직장맘 김노향(36)씨는 “복합쇼핑몰에 가는 이유는 대형마트와는 다르다”면서 “대형마트도 그렇지만 복합쇼핑몰을 한 달에 두번 닫는다고 해서 전통시장에 가게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스타필드가 지역상권 붕괴 vs 외곽 신흥주거지 형성 효과

스타필드가 지역상권을 붕괴시킨다는 주장은 의견이 엇갈린다. 여당은 스타필드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지역 소상공인들이 취급하는 상품이 일부 겹치고 교통체증을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스타필드 하남은 일요일에 주진입로 900m 가량을 차량이 점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스타필드 창원’ 출점을 놓고 갈등으로 표출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750억원을 주고 매입한 창원시 중동지구 상업용지 3만3000㎡에 스타필드를 짓기로 하고 조만간 건축허가 신청을 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5개 창원지역위원회와 시·도의원이 스타필드 창원 입점에 반대하면서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중소상공인 피해, 지역 교통혼잡 문제 등이 해결되기 전에는 건립을 허가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여당의 지적과는 달리 스타필드가 주변 지역을 활성화 시킨다는 평가도 있다. 스타필드 고양의 경우 지역상권을 활성화시키고 지역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스타필드 고양이 지어진 삼송지구는 5년 전만 하더라도 허허벌판이었으나 일대가 쇼핑몰 등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신흥주거지로 자리 잡았다. 삼송동 아파트 평균 가격은 2013년 4억원대에서 현재 30% 오른 5억 후반대다. 고양시 내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스타필드 등이 지어지는 곳은 골목상권과는 큰 관련이 없는 곳이 많다"며 "복합쇼핑몰 입점 상인도 소상공인들인데 주말 영업을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