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올해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수정 전망도 발표된다. 이달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시장의 관심은 경제 전망에 쏠리고 있다. 한은이 올해 경제를 어떻게 진단하는지에 따라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 회의 직후 열리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통화정책 수장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다. 이날 회견에는 최근 핫이슈인 가상화폐에 대한 중앙은행 총재의 진단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 관전포인트 1-기준금리보다 성장률 전망 주목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세계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이 통화 긴축에 나선 상황에서 6년 5개월 만에 이뤄진 금리 인상 결정이다. 그러나 한은 금통위는 “당분간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긴축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두 달 전과 경제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격적은 추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금통위원 모두가 뜻을 같이한 만장일치였는지, 소수의견이 존재했는지는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최종 결정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은 다음 금통위 결정에 일종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결정보다 주의 깊게 봐야할 것은 성장률과 물가 전망이다.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어떻게, 얼마나 조정하느냐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을 예측해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2.9%로 제시된 올해 성장률 전망이 3%대로 소폭 상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우리 경제가 연간 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올해 3%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한은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성장률 전망을 올려 잡는다면 그만큼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성장률 전망 수정은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률 전망이 상향되면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하고 채권 금리도 상승(채권 가격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물가 전망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앞서 한은은 올해 물가가 지난해(1.9%)보다 낮은 1.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추세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며 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가 안정은 한은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다. 수정 물가 전망이 한은의 물가 목표치인 2%에 더 근접할지, 아니면 더 미달될지 주목해야 한다.

◆ 관전포인트 2-통화정책방향 결정문 수정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어떤 문구가 제외되고 어떤 문구가 추가될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11월 한은 금통위는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6년여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본격적인 긴축에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뉘앙스였다. 금통위는 또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했는데, 이 문구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경기와 물가 뿐 아니라 고용, 금융시장, 주택시장, 가계부채에 대한 진단도 내놓는다. 통화정책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이들 요소를 어떻게 진단하는지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이 바뀔 수 있다. 금통위가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은 물가와 금융 안정이지만, 고용과 금융시장, 주택시장, 가계부채에 대한 진단이 어떻게 바뀌는지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 관전포인트 3-최저임금·가상화폐 이슈에 대한 이주열 총재 발언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최저임금 인상이나 가상화폐에 대해 이 총재가 어떤 발언을 내놓는지다. 이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결제 당국인 한은이 가상화폐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가상화폐 열풍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총재의 의견을 묻는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총재는 최저임금 인상과 가상화폐에 대해 언급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지난 2015년 3월 “양면성이 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저소득층의 소득이 높아져 소비가 증대되고 가계와 기업 간 소득 불균형이 완화되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증가한다”며 “양면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장기적으로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만큼 이 총재가 어떤 진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 총재는 최근 가상화폐 광풍이 불고있는 상황에 대해 “금융완화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며 비이성적 과열도 일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미 커진 금융 불균형이 쌓이고 위험자산 선호 경향이 장기간 지속하면 그 영향이 어떨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장기간 이어진 통화 완화가 투기적인 성향을 확대했다는 문제의식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