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태평로 구 삼성본관에 입주한 한국은행.

지난 2012년 외자운용원 투자운용부장직을 민간에 개방했던 한국은행이 6년 만에 방침을 바꿔 내부 인사로 투자운용부장을 선임하기로 했다.

18일 한은 관계자에 따르면 이동민 외자운용원 투자운용2부장의 임기가 이달 말 만료되지만 공개 모집을 하지 않고 내부 인사 중에서 투자운용부장을 선정할 계획이다. 신임 투자운용부장은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인사에서 결정된다.

한은 관계자는 “외부 인사가 투자운용부장을 맡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면서 “한은 내부 인사의 전문성이 민간 인력과 비교해 낮지 않다는 점과 임직원의 사기와 조직 융합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투자운용부장직에 대한 공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 외자운용원의 핵심 부서인 투자운용부는 3900억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액에 대한 투자전략을 마련하고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분석해 자산 운용을 책임진다. 2017년 12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3892억달러(약 416조원)로 세계 9위 수준이다.

2012년 민간에 개방될 당시 투자운용부는 한 개 부로 운영됐지만, 지난 2015년 두 개 부로 확대 개편됐다. 현재 투자운용1부는 운용전략팀과 외환운용팀, 위탁운용팀으로 구성돼 있고 민간 출신인 이동민 부장이 이끌고 있는 2부는 글로벌정부채와 글로벌회사채 운용팀, 자산유동화증권(MBS) 투자운용팀으로 꾸려져 있다.

한은은 지난 2012년 오랜 전통을 깨고 62년 역사상 처음 투자운용부장을 외부에서 전격 영입했다. 파격적인 결정이 내려진 배경에는 당시 민간의 개혁 성향을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김중수 전 한은 총재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2011년 말 공모를 통해 김의진 전 삼성자산운용 상무를 첫 민간 출신 투자운용부장으로 채용했다. 김 전 부장은 6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한은 외자운용원 투자운용부장이 됐다. 김 전 부장은 1986년 삼성경제연구소 창립 멤버로 입사해 삼성생명을 거쳐 2002년부터 삼성자산운용에서 채권 운용을 총괄했다. 채권·주식·파생상품 투자 등 국제금융시장에 대해 풍부한 경험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지난 2015년에는 이동민 전 삼성생명 전략투자부장이 공모를 통해 투자운용부장에 선정됐다. 이 부장은 삼성생명에서 대체투자부장과 해외투자부장, 전략투자부장 등을 지내며 해외채권·외환 등 다양한 외화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