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이 CJ E&M과 합병한다. 2010년 인적분할을 통해 분리된 후 8년만의 재결합이다. 디즈니의 폭스 인수, AT&T의 타임워너 인수 추진 등 급변하는 글로벌 미디어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CJ오쇼핑은 17일 이사회에서 CJ E&M을 흡수합병키로 했다고 밝혔다. 합병 후 존속법인은 CJ오쇼핑이다. 합병비율은 CJ오쇼핑 1주당 CJ E&M 0.41주다. 오는 6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 1일 합병이 완료되면, 5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회사로 출범한다.

이번 합병으로 CJ오쇼핑은 CJ E&M의 기존 사업을 승계하게 된다. CJ측은 합병 이유와 관련 “급변하는 미디어 커머스 산업 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양사의 커머스 역량과 콘텐츠 역량을 집약하려 한다”며 “디지털 신규사업을 포함해 온라인, 모바일, 오프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CJ오쇼핑과 CJ E&M은 양사의 글로벌 인프라를 공유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CJ오쇼핑은 현재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현지 주요 미디어 기업과 합작 관계를 맺고 있고, CJ E&M은 베트남, 태국, 터키 등에 사업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양사는 지금까지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해 콘텐츠 합작사업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성수 CJ E&M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디어그룹은 커머스 부문을 확대하고 싶어하고, 커머스 기업은 미디어 부문을 확대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었지만 부족했던 부분이 많았다”며 “이번 합병으로 각 부분의 부족한 점을 즉각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J오쇼핑은 작년부터 온라인 콘텐츠 제작사들과 손잡고 웹드라마와 예능 형식의 미디어커머스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정체된 홈쇼핑 사업의 돌파구를 TV 밖에서 찾으려는 시도다. CJ E&M 역시 콘텐츠 저작권(IP)을 활용한 수익 모델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양사는 이번 합병으로 융복합 신사업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CJ E&M이 보유한 TV, 모바일, SNS 등 이용자 행태 분석데이터와 CJ오쇼핑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결합해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와 브랜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CJ측은 합병 후 CJ오쇼핑의 올해 목표를 매출 4조4000억원, 영업이익 3500억원으로 잡았다. 장기적으로는 신규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2021년까지 전체 매출을 연평균 15.1% 늘릴 계획이다.

CJ오쇼핑은 합병 이후 당분간 양사 시너지를 내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정명찬 CJ오쇼핑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J오쇼핑의 주요 자회사인 (주)CJ헬로 합병이나 매각, CJ E&M의 넷마블 지분 매각 등은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CJ E&M은 2010년 CJ오쇼핑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됐다. 2011년 이후 자회사인 온미디어와 그룹 내 콘텐츠 관련 계열사인 CJ인터넷, 엠넷미디어, CJ미디어, CJ엔터테인먼트 등을 흡수합병해 규모를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