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17년 손상화폐 교환 및 폐기 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행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3조7693억원(액면가)으로, 전년(3조1142억원)보다 6551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폐기된 손상화폐를 새 화폐로 대체하는 데 617억원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된 지폐 3조7668억원(5억3000만장) 중 만원권이 3조404억원으로 80%를 차지했고, 5만원권이 3338억원, 5000원권이 2109억원, 1000원권이 1817억원이었다. 주화는 25억원(7000만개)이 폐기됐으며, 500원화가 9억1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100원화는 8억9000만원, 10원화는 5억4000만원이었다.

손상된 사례는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에 의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충청남도의 강모씨는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이 싱크대에 보관하다가 습기로 손상된 은행권 5877만원을 교환했고, 대구의 임모씨는 마당 항아리에 넣어두었다가 습기로 손상된 지폐 2879만원을 교환했다. 불에 타거나 세탁, 세단기 투입 등 취급상 부주의 때문에 돈이 손상된 경우도 많았다. 경상남도의 조모씨는 서류와 함께 보관하던 부서 간식비를 서류와 함께 세단해, 잘린 은행권 55만6000원을 교환했다.

한은은 손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지폐에 대해 남은 면적을 따져 새 돈으로 교환해주고 있다. 남은 면적이 원래 면적의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 금액 전액을 돌려주고, 5분의 2~4분의 3이면 액면 금액의 절반을 돌려준다. 국민이 한은에 직접 교환을 의뢰했지만 액면대로 교환 받지 못한 금액은 1억2000만원으로, 교환의뢰 금액의 5.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