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카카오(035720)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설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브리핑까지 열어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폐쇄 발언 당일(11일) 6.02% 떨어지는 등 최근 나흘간 12% 하락했었다. 카카오는 이날 오전 11시 20분 현재 전날보다 3.56% 오른 14만5500원에 거래 중이다.

카카오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 23%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가상화폐 대책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업비트 가치를 목표주가에 반영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두고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도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다.

조선DB

◆ 업비트 지분법이익만 3000억…그래도 100% 반영은 힘들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올 한해 카카오가 본업으로 벌어들이는 이익보다 업비트 지분평가이익이 클 것이라고 분석한다.

현재 업비트는 일 평균 거래대금이 7조원대로 추정된다. 여기에 거래 수수료 0.05%(업계 추정)를 가정하면 하루 수수료 수익은 35억원에 이른다. 연으로 따지면 1조2775억원의 이익이 발생하며, 이 가운데 카카오의 몫(23% 지분)은 2938억원에 달한다. 카카오는 2016년 영업이익이 1160억원, 지난해 예상 영업이익이 1700억원가량이다. 지분법이익이 영업이익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업비트 가치는 카카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업비트 가치를 어느 정도로 책정할지는 애널리스트마다 견해가 다르다. 안재민 애널리스트는 “보수적으로 분기 50억원의 지분법이익만 실적 추정치에 반영했다”고 했고, 이민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분법이익 혹은 지분가치를 당장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DB투자증권은 “업비트(두나무) 가치는 장부가만 반영했다”면서 “업비트가 긍정적인 요인인 것은 분명하나 적정가치를 확실히 추정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리포트를 통해 공식적으로 나온 적은 없지만, 일각에서는 거래소 폐쇄나 수수료 수익 몰수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이익 추정치에 반영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업비트가 1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비해 잡코인(규모가 작고 정보가 적은 코인)이 많아, 정부의 타깃이 될 것이란 우려감도 있다.

◆ 해외에서 1조 조달 추진 중인 카카오…업비트 가치가 관전 포인트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15일 장 마감 뒤 10억달러 규모의 해외 주식예탁증서(GDR)를 발행해 싱가포르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1조원을 조달해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HTS 캡처

DR 청약일은 18일, 혹은 23일 중 하루일 것으로 추정된다. 가상화폐 업비트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평가에 따라 흥행 성적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현재 주력 사업인 게임이 부진에 빠져 있다. NH투자증권은 퍼블리싱 서비스인 음양사의 매출 순위 하락으로 4분기 게임 매출이 888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도 업비트 가치가 주목받으며 현재는 유증 발표 시점과 비교해도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은 업비트 지분 가치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카카오 자금 조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