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딜러 네트워크 강화, 재고 축소, 마케팅 강화 등 체질 개선에 나선다. 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신차 출시로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획이다.

이경수 현대차 미국법인(HMA) 법인장(부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HMA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미국 판매 목표를 71만6000대로 잡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차(005380)는 미국시장에 올해 소형SUV 코나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모두 8개 SUV를 쏟아낼 계획이다. 8개 모델은 코나, 코나 EV(전기차), 싼타페 TM(완전변경), 투싼 성능개조 모델, 넥쏘 차세대 수소전기차, LX2(프로젝트명) 중형급, 액센트 기반 QX 소형(A세그먼트), JX 럭셔리급 등이다.

이경수 HMA 법인장.

이와 함께 수 년내 픽업트럭 모델도 출시한다. 이 사장은 “본사에 픽업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요청했고, 본사에서도 픽업 트럭을 개발 쪽으로 승인이 났다”고 말했다.

올해는 SUV 중에서 코나 마케팅에 주력한다. 올해 슈퍼볼 광고에서는 코나를 전면에 내세우며 경기를 시청하는 전세계 1억명 이상의 눈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량이 줄었는데, 이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전체 미국 자동차 수요의 65%가 픽업을 포함한 SUV인데, 현대차는 액센트부터 제네시스까지 승용차만 풀 라인업(제품군)을 갖추고, SUV 종류는 투싼과 싼타페 단 두 가지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코나를 중점으로 개인판매를 13% 가량 확대하고, 딜러들의 재투자 의욕도 고취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SUV 라인업 부족, 주력 모델 노후화 등으로 68만5555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11.5% 판매량이 감소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에 따라 미국법인은 적극적으로 재고 축소에도 나선다. 미국은 현대·기아차 해외 판매의 20%를 차지하는 시장으로 현지 권역본부는 판매, 생산, 손익 등을 하나로 통합 관리하게 된다.

이 법인장은 "한국에서 수출되는 물량,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에 대한 탄력적인 조정을 통해 재고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며 "올해 7월부터 정상화돼 내년에는 HMA 재고를 제로(0)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 렌터카 등 플릿(Fleet) 판매는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 법인장은 "소매 판매가 줄어들자 딜러들이 렌터카 판매를 늘렸고, 그 결과 중고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잔존가치가 떨어져 신차 판매에도 어려움이 가중되는 악순환"이라며 "따라서 올해 플릿 판매를 4만1000대가량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는 중형 럭셔리 세단 G70가 출시에 맞춰 제네시스 브랜드도 따로 독립시킨다. 이 법인장은 "올해 상반기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 작업을 마치고 5~6월 중 새로 론칭할 것"이라며 "딜러망을 새롭게 정비해 고급 브랜드로서 새로운 성장 기반을 닦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판매가 열세인 동부 지역의 딜러 네트워크를 집중 개선하고, 딜러 시설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판매 접점의 경쟁력을 향상시켜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