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용에서 추출해 자체 합성한 유효성 물질인 ‘EC-18(개발명)’으로 자체 개발 중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와 구강점막염 치료제는 글로벌 임상 2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9년까지 이 두 치료제로 조건부 판매허가를 받아 2020년 시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대표가 8가지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EC-18’의 작용 기전과 향후 개발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가진 코스닥 이전 상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신약 개발 기업’에서 ‘신약 보유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넥스 대장주’로 불리는 엔지켐생명과학은 1월말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앞두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하반기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고, 같은 해 11월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본부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확정받았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이달 15일과 16일 수요 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22일과 23일 청약을 받아 31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손기영 대표는 “저분자 화합물을 합성해 개발되는 합성의약품은 최근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이 고갈되면서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도 개발을 하지 않고 있다”며 “EC-18은 녹용 성분 중 0.002%가 포함된 ‘피엘에이지(PLAG)’라는 물질이 면역 활성화 기능이 있다는 것에 착안해 경구용(먹는)으로 개발 중인 합성의약품”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EC-18은 1989년 김상희 서울아산병원 종양혈액내과 과장이 녹용의 기능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PLAG라는 단일 물질을 발견했다”며 “2005년에 PLAG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제법을 개발했고, 6년 뒤인 2011년에는 상업화 생산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EC-18은 글로벌 임상 2상 중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와 구강점막염 치료제를 비롯해 ▲급성 방사선 증후군(ARS) ▲류머티즘 관절염 ▲패혈증 ▲아토피 피부염 ▲천식 ▲건선 등 총 8가지 적응증을 대상으로 개발되고 있다. 류머티즘 관절염, 패혈증, 아토피 피부염, 천식, 건선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EC-18은 전임상(동물실험)을 완료한 상태다.

특히 이 중 ARS를 적응증으로 하는 EC-18은 지난달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는데, 회사 측은 올해 하반기부터 동물(원숭이)을 대상으로 임상 2상시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ARS의 경우 방사능 피폭에 의해 생체조직 손상이 야기되는 질환인 만큼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동물을 대상으로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호증구감소증 개요와 EC-18의 작용 기전

손 대표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로 개발되는 EC-18은 기존 치료제인 미국 바이오 기업 암젠의 ‘G-CSF’로 치료를 받았지만,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암 환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며 “이러한 미충족 의학적 수요는 연간 약 20만명(미국 기준), 해당 시장은 약 30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혈액암의 일종인 호중구감소증은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질환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세계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 규모를 8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손 대표는이어 “화학 항암 치료 중 발생하는 입안의 염증이나 궤양인 구강점막염은 현재까지 승인된 약물이 없다”며 “구강점막염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EC-18은 즉각 입원이 필요한 환자인 연간 약 17만명(미국 기준), 해당 시장은 약 26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엔지켐생명과학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와 구강점막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EC-18의 상용화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EC-18을 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오송 신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손 대표는 “현재 제천 제2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EC-18의 생산능력은 10톤(t) 정도”라며 “cGMP(미국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 수준으로 세워질 오송 신공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글로벌 임상 2상 진행 중인 EC-18을 글로벌 대형 제약사에 단순히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개발과 상업화까지 진행하는 글로벌 전략적 라이센싱 모델을 염두해두고 있다”며 “실제로 미국 바이오 기업 리제네론이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도 직접 제품을 생산해 공급하는 형태를 통해 개발 비용뿐 아니라 매출과 이익을 공유하는 협력 모델을 벤치마킹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