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상가 상권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서울 명동이 상가 면적을 떠나 임대료가 가장 비싼 상권으로 꼽히지만, 소형 상가를 놓고 보면 신림역과 서울대입구역이 강남구 청담동과 테헤란로 상권보다 임대료가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말 한국감정원이 공개한 상업용 부동산 임대 동향조사에 따르면 중대형 상가(3층 이상 또는 연면적 330㎡ 초과) 임대료를 조사한 결과 명동의 임대료(1층 기준)가 1㎡당 평균 27만400원으로, 조사 대상인 전국 174개 상권 중에서 가장 비쌌다.

그다음은 강남대로로 1㎡당 임대료가 평균 13만9700원을 기록했다. 가로수길이 있는 신사역 상권은 1㎡당 8만5800원, 서울역은 8만5300원으로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종로, 혜화동, 신림역, 부산 남포동, 광화문, 청담, 건대입구, 서울대입구역, 사당, 수원팔달문 로터리, 신촌, 압구정 순으로 임대료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명동은 유동인구가 몰리는 중앙로를 중심으로 3층 이상 중대형 상가가 밀집해 있어 임대료가 비쌌다. 강남대로는 패션·신발·화장품 중심으로 대형 브랜드 매장이 몰린 영향을 받았다.

신사역은 신흥 상권인 가로수길이 뜨면서 전통적인 핵심 상권으로 꼽히던 종로와 부산 남포동, 광화문의 임대료를 추월했다.

소형 상가만 놓고 보면 신흥 상권의 부상은 더 두드러진다. 신림역과 서울대입구역, 수원역, 수원팔달문 로터리 등의 임대료가 서울 주요 상권인 청담과 서울역, 종로의 임대료를 앞질렀다.

소형 상가 임대료가 가장 비싼 지역은 명동이다. 1층 기준으로 1㎡ 당 임대료가 24만1600원이다. 2위는 신림역으로 12만3600원, 3위는 서울대입구역으로 8만5900원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수원역, 혜화동, 수원팔달문 로터리, 청담, 서울역, 종로, 테헤란로, 광화문, 홍대합정, 강남대로 순으로 임대료가 비쌌다.

신림역과 서울대입구역에 있는 소형 상가 임대료가 비싼 것은 20~30대의 젊은 층이 많이 찾으면서 상권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신림역은 남부순환로 이면도로를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많아 이곳을 중심으로 소형 상가를 찾는 임차 수요가 많다. 수원역의 경우에는 음식점과 의류·화장품 매장들이 밀집된 소형상가 위주로 상권이 만들어져 있다. 수원팔달문 로터리도 수원역과 비슷한 형태로 상권이 형성돼 있다.

이번 임대료 순위 조사 결과가 기존의 통념과 다른 것을 놓고 한국감정원의 표본이 너무 적어서 통계가 왜곡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중대형 상가의 조사 대상은 전국을 기준으로 0.7%에 불과하다. 37만8789개동 중에서 2480개만 조사됐다. 66만806개동이 있는 소규모 상가의 경우는 조사 대상 비율이 0.4%에 그친다.

전국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싼 명동 상권 일대. 지난해 3.3㎡당 10억원(땅값 기준)이 넘는 가격에 거래된 서울 명동2가 33-7의 옛 랜드로바 빌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