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는 최근 들어 가전박람회가 아니라 모터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동차 기업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와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CES는 완성차 및 전장(電裝·자동차 전자장비) 업체들이 첨단 기술과 제품을 소비자에게 가장 먼저 선보이는 중요한 행사가 됐다. 올해도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닛산, 도요타,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현대모비스, 콘티넨탈, 보쉬, 덴소 등 부품업체가 CES에 참가한다.

올해 CES는 지난해 주제인 '스마트홈' 넘어 도시 전체를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로 연결하는 스마트시티를 주제로 열린다. 자동차업체들은 자동차를 움직이는 사물인터넷의 허브로 만들기 위해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신기술과 커넥티드카 기술 등을 집중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 현대차그룹 수소차 공개...오로라와 협업으로 완전 자율주행 한걸음 더

현대차는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를 올해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로 정하고 다양한 전시품목과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시티 이미지.

우선 현대차는 CES 2018 개막 하루 전 미디어데이를 통해 수소차 이름을 공개한다. 코드명 'FE'로 개발돼 출시를 앞두고 있는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차는 한번 충전으로 최소 58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수소차에는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의 기술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CES 현대차 미디어 행사에서 양웅철 현대차그룹 부회장(연구개발본부장)과 리스 엄슨 오로라 CEO가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자율주행 기술 협업 관계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오는 2021년까지 스마트시티에서 레벨 4 수준(미국 자동차공학회 SAE 기준)의 도심형 자율주행 시스템 상용화할 계획을 내놓는다.

또 현대차는 CES 2018에서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기술이 탑재된 커넥티드카 콕핏(Cockpit·차량 앞좌석 모형물)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콕핏 내에서 '하이, 현대(Hi, Hyundai)'라고 말하면 음성인식 시스템이 작동이 시작된다.

콕핏에서 사용자가 명령을 내리면 네트워크로 연결된 인공지능 서버가 인식해 이에 맞는 차량 제어 또는 답변, 정보 등을 제공한다.

커넥티드카 콕핏 렌더링.

현대차그룹과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사운드하운드가 공동 개발한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는 음성만으로 각종 차량 내 장치들을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고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차량 음성인식 서비서 비스는 운전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모든 서비스가 원활하게 작동되는 것이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사운드하운드의 음성인식 기술은 지난해 미국 애널리스트 매리 미커(Mary Meeker)가 발표한 음성인식 정확도 조사에서 중국의 바이두(Baidu)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 벤츠 인포테인먼트 MBUX 공개...부품사 자율주행·커넥티드카 기술 선보여

메르세데스-벤츠는 CES에서 완전히 새로워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메르세데스-벤츠 사용자 경험(Mercedes-Benz User Experience, MBUX)'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MBUX는 인공 지능과 직관적인 운영 시스템에 기반한 기술이다. 벤츠는 올해 선보이는 콤팩트카에 MBUX를 기본으로 탑재, 차량 내 경험에 있어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닛산은 Brain-to-Vehicle(B2V) 기술을 선보인다. B2V는 운전자 뇌에서 전달되는 신호를 해석해 운전을 도와주는 기술이다. 예를 들면 운전자가 핸들을 돌리거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차량이 이를 감지해 0.2초에서 0.5초가량 운전자보다 더 빨리 핸들을 돌리거나 속도를 줄이는 행동을 취하게 된다.

현대모비스, 콘티넨탈, 보쉬 등 자동차 부품회사도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신기술을 공개한다. 현대모비스는 운전 불가 판단시 차량이 자율주행모드로 안전 영역으로 이동하는 DDREM(Departed Driver Rescue&Exit Maneuver)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DDREM 기술.

콘티넨탈은 최신 '시티 내비게이션 앱'을 공개한다. 시티 내비게이션 앱은 스케줄, 도로 교통상황, 지정체 등 다양한 교통관련 정보에 접속해 도심 이동 시간을 줄여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사용자에게 단순 정보뿐 아니라 온라인 검색, 예약, 티켓 구매 등의 원스톱 커넥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보쉬는 다임러와 함께 개발한 '커먼 텔레매틱스 플랫폼'을 공개한다. 트럭 운전자와 운송 업체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관리하는 커넥티드 서비스다. 커먼 텔레매틱스 플랫폼을 활용하면 트럭 운송회사는 운송 계획 수립이 쉬워져 보유 트럭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일이 가능하다. 또 이 기술을 사용하면 트럭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이상 징후를 먼저 파악, 예기치 않은 고장을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