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는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 온다.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중국 업체의 도약이 현실로 다가올 전망이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던 ‘메모리 슈퍼 호황' 국면이 예상보다 빨리 끝날 수도 있다는 신호도 감지된다. 반면 블록체인, 가상화폐 등으로 IT 산업 생태계가 큰 변혁기를 맞으면서 한국이 신기술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모리 초호황은 언제까지?…경착륙 가능성 제기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연말 반도체 업계는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냐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2016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 상승세는 스마트폰용과 서버용 수요 확대에 따라 2017년 내내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 미국 투자은행 모간스탠리 등은 최근 잇따라 초호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전망 보고서를 내놓았다. 반도체 초호황 경착륙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D램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 ‘3D 낸드플래시 생산경쟁이 심화’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반도체 업계 '큰 손'인 애플이 '아이폰 배터리 게이트'로 몸살을 앓는 것도 부정적인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애플은 세계 모바일용 낸드플래시 물량의 18%를 구매한다. 아이폰 판매량이 크게 부진할 경우 메모리 초호황 국면이 갑작스럽게 끝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낸드 플래시 가격 하락은 내년 1분기 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중국,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서 도약 원년

전자·IT·콘텐츠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차이나 파워'가 거세다. 전자상거래, 핀테크, 스마트폰 등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육성한 중국은 2018년부터 세계 최강을 자랑했던 한국의 디스플레이, 반도체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선DB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 최대의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를 필두로 차이나스타, 폭스콘 등 대형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총 7개에 달하는 10세대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내년부터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가동한다. 8세대 공장이 주류를 이루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보다 생산성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는 의미다.

반도체 분야도 더이상 안심할 수 없다. 칭화유니그룹의 우한 3D 낸드플래시 공장, 루이리IC의 허페이 D램 공장도 2018년부터 나란히 하반기를 시작으로 시험 생산을 시작한다. 단기적으로 한국산 D램 수준의 성능, 생산성을 갖추기까지 적지않은 단계가 필요해 보이지만 이 시장에 진입한다는 것 자체로 시장에 큰 여파가 예상된다. 낸드플래시 역시 내년부터 칭화유니그룹이 3D 낸드를 양산할 전망이며 창장메모리(YMTC)도 32단 3D 낸드 제품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관측된다.

◆ 블록체인,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각광

블록체인의 원리를 형상화한 이미지.

2017년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가 주목받았지만, 2018년에는 가상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이 ‘보안성'과 ‘연결성’을 내세워 크게 주목받을 전망이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매우 적은 수수료로 주식을 사고팔 수 있고 해외에 송금도 가능하다. 특정 요건에 맞게 돈을 주고받는 스마트 계약도 한층 쉬워진다.

블록체인은 분산된 원장에 정보와 정보 변화 흐름이 모두 담겨져 있어 분산된 원장 내 정보 전체를 변화시키지 않는 한 정보 탈취와 변조가 어렵다. 블록체인이 ‘제2의 인터넷’이라는 별칭을 갖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