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인 차바이오텍이 배아줄기세포에 이어 성체줄기세포 분야에서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차병원그룹 계열사인 차바이오텍은 최근 차의과대 분당차병원 한인보 교수팀과 함께 환자의 지방줄기세포로 퇴행성 디스크를 치료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차바이오텍은 태반줄기세포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을 하고 있으며, 배아줄기세포는 안과 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내년에는 해외에서도 임상시험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자 지방줄기세포로 디스크 치료

한인보 분당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스템 셀 리서치 앤드 테라피'에 발표한 논문에서 "만성 요통 환자에게 지방유래 중간엽줄기세포와 히알루론산을 함께 주입했더니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었다"고 밝혔다.

줄기세포는 특정 세포로 자라기 전의 초기 세포이다. 수정란에서 인체의 모든 세포로 자라는 배아줄기세포와, 출생 후 특정 조직에서만 새로운 세포로 자라는 성체줄기세포로 나뉜다. 성체줄기세포는 골수나 지방에도 있고, 출산 과정에서 탯줄혈액이나 태반에서도 얻을 수 있다.

한 교수팀은 만성 퇴행성 추간판성 요통 환자, 즉 디스크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만성 요통은 척추뼈 사이의 물렁뼈인 추간판(디스크)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약물치료·물리치료에도 효과가 없으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수술 이후에도 요통이 지속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먼저 환자의 복부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해 3주간 배양했다. 이것을 세포에서 보습 기능을 하는 히알루론산과 함께 추간판에 투여했다. 연구진은 히알루론산이 줄기세포가 추간판에서 누출되는 것을 막아주고 생존율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12개월 추적 조사 결과, 환자 10명 중 6명에서 환자가 느끼는 통증 등급이 최대 10점 만점 기준으로 평균 6점에서 3점으로 감소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장애지수도 평균 43%에서 17%로 감소했다. 줄기세포 투여로 인한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인보 교수는 "지방줄기세포가 염증을 억제하고 디스크에서 젤리 성분을 가진 수핵세포를 원래 위치로 복구한 결과"라며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디스크 환자 치료에 줄기세포를 이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염증반응이나 수핵세포 퇴화 등의 문제가 발생해 성공 사례가 없는 실정이다.

차바이오텍 연구자들이 줄기세포 배양실험을 하고 있다. 최근 임상시험에서 환자의 지방줄기세포가 만성 디스크 증세를 크게 개선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내 最多 줄기세포 치료제 후보 보유

차비오텍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16종의 줄기세포 치료제 후보를 갖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험관 아기 시술 과정에서 남은 수정란에서 얻은 배아줄기세포로 노인성 안과 질환인 황반변성과 청소년기 황반변성 질환인 스타가르트병(SMD)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시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역시 국내 처음으로 환자의 세포로 만든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성체줄기세포 분야에서는 태반줄기세포로 간헐성 파행증 치료제를 개발해 국내외에서 임상2상 시험을 하고 있다. 이 병은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겨 걷거나 달리는 도중 갑자기 다리가 아프고 저리다가,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지는 증상을 보인다. 해외 임상은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이스라엘 플루리스템 테라퓨틱스가 진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글로벌 임상 2상 시험을 마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반줄기세포로는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도 진행하고 있으며, 탯줄혈액(제대혈) 줄기세포로 만든 '코드스템-ST'는 급성 뇌졸중 환자 대상 임상1/2상에서 안전성과 약효를 확인했다.